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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과 주인 대리인 문제

2017-03-10|조회 1101

대통령 탄핵

 

대통령 탄핵결의안이 인용됨으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탄핵이 촉발된 근본적인 이유는 헌법재판소 판결문에서도 밝혔듯이 박근혜 정부가 야기한 최순실 국정농단과 이를 통한 대통령 사적 이익을 위한 지위와 권한 남용이다.

 

국민의 대리인(代理人)에 불과한 대통령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주인(主人)인 국민들의 선택을 비웃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당한 정책행위였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이에 주권자인 국민들이 분노가 탄핵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주인 대리인 문제

 

흔히 계약 관계에서 권한을 위임하는 사람을 주인(principal)이라고 하며 권한을 위임받는 사람을 대리인(agent)이라고 한다. 주인과 대리인의 관계는 주주와 전문경영인, 지역주민과 국회의원 등 현실에 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주인 대리인 관계는 주인이 모든 일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비용이 과도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유능한 대리인에게 권한을 맡겨 일을 대신하게 하는 위임관계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주인 대리인 관계에서 대통령은 대리인이며 주인은 국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에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이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리인과 주인의 이익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대리인이 주인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발생한다. 1976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젠슨(Michael Jensen) 교수와 로체스터 대학의 윌리엄 멕클링(William Meckling) 교수는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라 칭했다. 다시 말해, 대리인은 자신의 행태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으나, 주인은 대리인의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쉬운 비유를 들자면 아이스크림 심부름을 부탁한 사람의 취향을 잘 알지 못하는 심부름꾼이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것과 같다.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문제를 유발한다.

 

주인의 이익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대리인이 주어진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여 주인이 아닌 대리인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 이는 주인이 대리인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관찰하거나 감시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정치인들의 비리와 부패도 도덕적 해이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선택은 정보가 부족한 주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과 선택을 하는 상황을 말한다. 대리인의 능력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여 주인이 대리인의 능력에 비해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한다거나 혹은 기준에 미달되는 대리인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일종의 선택 오류. 정치인을 선거로 선출할 때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 등으로 인하여 역선택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이러한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 크나큰 손실을 입게 된다.

 

그 동안 검찰 수사,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밝혀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주인 대리인 이론에 비추어볼 때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이 자격이 되지 않는 대통령을 선출한 역선택 문제도 있었고 그러한 잘못된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주인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 도덕적 해이가 함께 결부되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앞으로 우리는 2달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다시는 이러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과 후보자들 모두는 이번 대통령 탄핵 사태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대리인은 주인을 위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 공유해야 하며, 오로지 주인의 이익에 맞는 일만 추진하고, 부패와 비리에 가담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후보자들의 정책을 철저하게 검증해 보고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대통령은 막스베버(Max Weber)가 그의 저서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얘기한 열정, 책임감 그리고 균형감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

 

열정은 대의(大義)에 헌신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리고 대의에 대한 헌신으로서의 열정은 대의에 대한 책임의식을 일깨우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관조할 수 있고 또한 균형감각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베버가 정치인에게 종국적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책임의식이다.

 

베버는 신념윤리책임윤리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신념윤리가자신의 신념 실현이 가져다줄 수 있는 결과들은 도외시한 채 신념의 실현 그 자체에만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순수한 신념에서 한 행위가 나쁜 결과를 가져온 경우 그 책임을 세상에 떠넘긴다. 다른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또는 신이 인간을 어리석게 창조한 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반면 책임윤리가는 사람은 결함이 있으며 인간이 완전하고 선하다고 전제할 권리가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신의 행동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는 결과를 초래할 때 그 책임을 남에게 뒤집어씌우지 않고 자신의 행동 때문이라고 말한다.

 

베버는 정치인이라면 이러한 두 윤리 사이의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한국 정치인들은 오직 신념윤리만 맹목적으로 추구하면서 책임은 서로 떠넘기고 부인하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가진 권한을 오로지 개인의 탁월한 능력 덕분에 얻은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이를 사적 이익이나 소속된 조직의 이해관계를 위해 악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앞으로 정치인은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행한 결과물이 국민의 이해와 상충할 때 그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질 줄 알아야 한다.

 

정치란 위치를 잡아주는 것

 

10일 탄핵심판일 아침 헌법재판관 권한대행이었던 이정미 재판관은 머리에 헤어롤을 꽂은 채 출근했다. 아마도 탄핵심판을 원활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 급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출근하다 보니 머리 손질도 잊어 버렸던 것 같다. 만일 세월호 참사 당시 TV에 비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머리에 이러한 헤어롤이 묶여 있었다면 국민들 중 어느 누가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했을까?

 

정명석 목사님은 정치란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올바른 정책을 통해 기울어진 외교, 안보, 경제, 복지 등 국정 전반의 위치를 잡아주고, 아울러 흐트러지고 기울어진 국민들의 마음의 위치도 잡아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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