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

날개단약속|2016-12-16|조회 843

 

 

최근 지인으로부터 밤하늘 사진 한 장을 받았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어릴 적 내 마음을 그리도 풍요롭게 가득 채웠던 그 수많은 별들이 내 고향집 마당 하늘 위에 한 가득 채웠던 때가 떠올랐다.


요즘 쌀을 얻는 과정을 보면 건조과정은 벼를 추수한 후 비나 햇빛 걱정 없이 건조기에 넣어 말리고, 정미과정은 정미소에서 대량으로 도정하여 우리네 밥상에 오른다.
쌀을 사는 것도 가게에 가면 손쉽게 살 수 있고, 쌀농사를 짓는 집에 가면 작은 냉장고 크기의 전기정미기에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몇 분이면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내 어릴 적 추억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면, 경운기와 로프로 연결된 탈곡기를 여러 명이 품앗이로 함께 타작한다. 추수한 벼 가마니들을 햇빛 좋은 날 길옆이나 공터, 큰 건물 옥상 등에 멍석이나 포장지 재질의 그물이나 넓은 비닐 천 등에 펴말리기를 여러 날 반복한다.

 

잘 말린 벼는 가마니에 담아 광에 넣어 두었다가 날씨가 좋아 별이 흐드러지게 빛나는 날, 저녁을 먹고 경운기 소리 가득 키워내고 방아 찧는 기계와 경운기를 한 뼘 넓이 3미터 길이의 회전 로프로 연결하면 쌀방아 찧기가 시작된다.

 

수차례 벼 가마니에서 투입구에 퍼 담아 붓는다. 6남매가 역할 분담하여 열심히 쓸어 담아 올려주거나 끌어서 한쪽으로 모아준다. 수차례 반복하면 팔이 아픈 것은 당연지사, 쉬고 싶은 마음이 밀려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쌀방아 찧는 날은 우리가족의 작은 축제날이기도 했다.
단 것이 귀한 그 시절, 간식거리로 어머니는 5일장에서 고아 만든 엿이나 단감 등을 사와 방아 찧는 사이에 먹을 수 있게 하셨다. 그 맛을 위해 눈 비벼가며 함께 방아 찧기를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초저녁에 시작한 일이 자정을 넘어 새벽 1~2시에나 마쳐지는데, 도정 상태를 살피신 아버지의 감별 결과에 따라 경운기의 숨가쁜 소리도 잠을 청하게 된다.

 

쌀가마니에 담거나, 안방 옆 광안의 어른 가슴 높이의 큰 항아리에 옮겨 담아두면 모든 일은 마무리 되었다.마당 한가득 쌀로 쌓인 작은 산을 보며 환하게 웃을 때면 새까만 얼굴에 하얀 이만 빛나셨던 아버지 얼굴이 아련하고, 한 동안 쌀 걱정 하지 않아서 좋아라 하신 수건모자 속 어머니의 그 얼굴은 아직도 선하다.

그리고 나름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마냥 좋아했던 우리 6남매.

 

우리 모두가 함께 했었던 고향집 지붕 위 밤하늘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수많은 별들이 우리 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끝없는 부유함과 풍요로움이 가득했던 내 고향집 별이 빛나는 밤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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