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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버블티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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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첫째와 지하철을 타고 박물관으로 가고 있었다.
중간에 환승하다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타로 버블티 큰 사이즈 3000원’
이게 웬 횡재냐. 버블티를 저 가격에?


“주안아, 저거 먹자. 엄청 맛있어.”
“엄마, 난 다른 거 먹을래.”
“음료 안에 쫄깃한 열매도 들어 있어.”
“정말? 열매가 쫄깃해?”
아들을 설득한 나는 냉큼 버블티를 시켰다.


내 손에 거대한 자주색 버블티가 들렸다.
아들에게 한입 먼저 주었다.
반응이 없다.
‘열매를 못 먹어서 그런가?’
빨대에 열매를 서너 개 끼우고는 다시 먹였다.
“엄마 원래 이런 맛이야?”
무슨 일인가 싶어 내가 먹어보았다.


아...
설탕과 타로가 섞이지 못하고 따로 노는데,
거기에 녹지 않은 열매까지.
얼음 입자가 동동 떠다니는 건 무엇?
이 겨울에.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한 마디.
‘아깝다. 삼천 원.’
주위를 둘러보니 그 가격대 음식이 눈에 팍팍 들어왔다.
‘식혜를 2개 사 먹을걸…. 편의점에서 밀크티 사 먹을걸….
차라리 옥수수나 사 먹을걸…. 삼각김밥 3개 값이다.’
머리가 복잡했다.


적은 돈도 제값을 못 하면 그리 아깝다.
큰돈이라도 제값을 하면 그리 귀하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리 마셔도 줄지 않는 버블티를 안고 지하철을 탔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끝까지 마시기로 했다.
버블티가 훌쩍이며 고마워할 것 같았다.
그래도 역시 맛은 찝찝했다.


찝찝한 맛이냐,
제값 하는 맛이냐,
주인이 와서 사가기 전에
맛깔나게 만들어놓으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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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9-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