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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하지 말자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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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대입 준비가 한창일 때였다. 체력장이라는 점수를 따야 해서 체육 시간이 녹록지 않았다. "다른 과목에 비해 조금만 노력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체육 선생님은 결연한 표정과 목소리로 우리를 독려하셨다. 그래서 딴전을 피울 수 없었다.

나는 저질 체력에다 달리기 실력은 정말 형편이 없었기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느새 선생님 눈에 바로 띄었는지 "야 인마, 똑바로 안 할래?" 하신다. 범생이인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팔다리가 야속하기만 했다. 계속 나를 못마땅하게 보는 선생님께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는지 "저, 하느라고 열심히 하는 건데요." 이런 말이 내 입에서 굴러 나왔다. 민망하고 무섭기도 해서 내 가슴은 참새처럼 콩닥콩닥 뛰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내 마음속까지 단번에 스캔해내신 듯 별말씀을 안 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가셨다. 조마조마했던 그 짧은 순간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요즈음 주어진 일을 꼭 해내고 싶은데 맘대로 안 돼서인가? 불현듯 생각이 난 고3 시절의 기억이다. 그때 나를 파악하고 아무 말이 없으셨던 체육 선생님이 무척 고마워진다. 나는 열심히 수업에 임해 그 해 체력장에서 만점을 받았다. '조금만 노력해도 만점을 맞을 수 있다'던 체육 선생님 말씀이 옳았다. 못해도 마음을 다하면 만점인 세계가 내 머릿속 성적표에 남아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지라도 지금 내 마음만큼은 만점이라 자신하며 긴장을 살포시 내려놓아 본다. 오늘도 나의 약함과 환경 탓하던 마음 짐을 내려놓고, 하고자 하던 초심으로 만점을 찍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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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