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가 메워지도록
그렇게도 웅장하게 흐르던
계곡의 물줄기는
긴긴 가뭄에 다 잦아지고
겨우 약수터에서 흘러나오던
한 가닥 물줄기로만 흐르는구나
잡초, 대 마른 가지 꺾어서
공예품 물레방아 만들어
빙글빙글 돌려본다
돌고도는 물레방아
내 무심코 서서 쳐다보노라니
어린시절 고향 두메산골
장마철에 집앞 개울에 나가
보리짚대 꺾어 물레방아 만들어
물장난하며 돌리던
그 때가 눈에 선하다
아
돌고도는 물레방아
볼수록 빙글빙글 뱅뱅 잘 돌아간다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구나
나뿐만 아니라
모두 둘러서서 쳐다보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들을 그리 하는지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구나
아, 인생의 삶은 마치도
저 돌고도는 물레방아와 똑같아
어제는 평창동 내집에서 돌고돌고
오늘은 삼각산 이 계곡에서 돌고도는
인생, 물레방아 삶이여
내일은 또 어데 가서 돌고 돌으려나
주(主)께서 가라는 곳에 가서
돌고 돌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