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한 하늘에 비바람이라니
웬 날벼락이란 말인가
반구(半球)에 나와 한가로이
하늘을 날던 비둘기도
초장에 뛰놀던 들노루도
모두 숨어버렸구나.
텅 빈 하늘 텅 빈 초장
거기 소쩍새 소리와 함께
봄부터 몸부림치며
비바람 맞고 피어난 들국화 한송이
피할 곳 없어 흠뻑 맞고만 서 있구나
몸이 으스러지겠구나.
이른봄부터 늦가을까지
한 번도 피해가지 않는
비바람 찬 서리에도
늦도록 피어있는
꽃 중의 꽃
그는 지구촌의 성자인
인(人)꽃이로구나.
1996년 6,7월 섭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