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목사_영감의 시

그분 지으신 세상 살면서

 

그분 지으신 세상을 살면서
그 길고도 긴 말이 다 끝나도록
어쩌면 그렇게 하나님 「하」 자도
한 자 안 나오느냐

아니 그래도
하나님은 철학의 근원,
구원의 근원, 생명의 근원인데
어쩌면 책 한 권이 다 하도록
예수님 「예」 자도 한 자 없느냐
그러니까 죽은 대화, 죽은 이야기, 죽은 책들이지
그런 책은 쓰는 자도 골치 썩고,
그런 책은 읽는 자도 골치가 아프지
그 긴 대화 다 끝나도록
어쩜 대화의 근원자이신
하나님 예수님 이야기가
한 자도 없느냐
그러니 입만 아프고 허무만 남게 되지

영혼 없는 몸같이
육체만 대골대골
몸덩어리만 둥글둥글
말만 야볼야볼
이끝에서 저끝까지
천리나 만리까지
끝이 안 보이도록 글만 썼구나
그러니 죽기까지
읽고 배우고 논하여도
맨날 허무 · 곤고 · 고뇌
인생의 고달픔에 빠지고
보느라 눈만 아프고
말하느라 입만 아프지

만물의 근원자, 만물의 존재자이신
하나님을 꼭 넣어야지
글 속에 「그」 를 말하는 자
삶 속에 「그」 를 나타내는 자

그는 비록 몸이 땅에 있어도
하늘의 사람이지
그런 삶을 사는 자
성자의 삶을 사는 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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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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