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영혼이 따뜻해지는 행복한 이야기~
원작 정명석
각색 주재형
삽화 박희경
깊은 산 골, 달 밝은 마을에 성자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청년이 살고 있었어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주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이 청년은 한 겨울에도 산 기도를 하며 마치 수도생활을 하듯 그렇게 깊은 신앙 생활을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한 겨울 날
"꼬르륵"
청년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아이고 밥 먹었던 때가 언제였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이어 진 볼멘소리로
"신앙생활도 어느 정도 껏 해야지 이거 원... 아무래도 내가 과한 신앙을 하고 있는 거 같어 처음에는 그저 주님이 너무 좋아 무작정 속세를 떠나 이렇게 신앙생활을 했지만...
내가 그동안 스스로를 속였던 게야... 누굴 원망할까"
'타닥 타닥~'
이 때 청년이 작게 피운 모닥불 건너편으로 인자 같은 이가 누추한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아! 아니 이 깊숙한 산 속에 도대체 뉘시죠?"
불 빛 사이로 자세히 살펴보니 누추한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그러나 분명히 성자 예수님이었습니다.
"아니 예수님 여기 웬일이세요? 더욱이 이렇게 꾀죄죄한 옷을 입으시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잘 지내고 있나 너 보러 왔지"
평소와 달리 목소리에 힘이 없으셨지요.
"절 보러 오셨다고요?
약간 빈정대는 투로 청년이 말합니다.
"아 저야 뭐...보시는 바 같이 아주 잘 지내고 있지요.
하도 추워서 기도하던 곳을 떠나 이곳으로 와서 이리 불 피우고 따뜻하니 이게 제게 허락 된 천국이지 뭐 더 다른 게 있나요?"
내친 김에 이제는 비장한 말투로
"이제 저... 더 이상 산에서 그만 믿으려고 해요. 집으로 돌아갈게요."
'타닥 타닥~'
그저 모닥불 소리만 날 뿐 성자 주님께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어요.
"뭐 예수님도 제게 뭐라 딱히 더 해 주실 말씀이 없으시죠?"
한 번 더 밀어 붙이듯 내 뱉는 말을 하는 이 때 청년의 눈에 유난히 지저분한 성자의 옷이 크게 들어왔습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서 약간 짜증이 난듯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옷이 지저분 하신건가요? 말씀으로 두루마리 빠는 자가 복이 있다하시고선... 정작 주님의 옷은..."
그 때 청년의 머리에 번개 치듯 깊은 깨달음이 순간 떠올랐어요
'아~~ 신부가 신랑의 옷을 안 빨아줬구나 그래서 이렇게...'
청년은 얼른 고쳐 앉으며
"주님!! 제가 주님의 속을 썩였네요.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믿겠다고, 이제 그만 두겠다고,,,
곧 울음이 터집니다.
"흑흑흑 제가 옷 안 빨아줘서 이렇게 옷이 더러워지신 거였어요 흑흑흑..."
결국 청년은 성자 주님 앞에 '다시 가겠다고, 나 지금 간다'고 하며 곧장 기도의 장소로 다시 돌아갔어요.
청년의 등 뒤에서 무심한 찬바람만 '휘이익~~~휘익' 소리를 내며 지나갔습니다.
(2020.12.27 주일말씀 중 일화를 바탕으로 주재형 각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