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영혼이 따뜻해지는 행복한 이야기~
밤을 지새울 정도로 깊은 말씀을 나누다가 인근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하기 전에
믿음으로 낳은 제자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려고 펜을 막 꺼내 든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똑!똑!"
"누구시오?"
삐걱 열리는 문 틈새 깜깜한 어둠 속으로 본 듯 그렇지 않은 듯…
낯익기도 낯설기도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울 선생 이시지요?"
"그렇습니다만..."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하듯 얼른 내 방으로 들어 온 후 이 사내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여태껏 내 인생에서 들어 본 그 어떤 이야기 보다 가장 충격적이였습니다.
그 사나이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다름 아닌 ‘예수’ 였고 자신이 사실 십자가에서 기절 후 가사상태(假死狀態)로 무덤에 묻힌 뒤 기적적으로 다시 의식을 회복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다시 깨어 나 몰래 무덤을 빠져나온 뒤 자신이 예수라는 사실을 아무 에게도 밝히지 않고 멀고 먼 이국 땅으로 도주를 하여 지금은 조용히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바울 선생 소식을 듣게 된 것이오. 이제 사실을 알려 주었으니 더 이상 나를 증거하는 일로 당신의 귀한 인생을 헛되게 소비하지 말기를 바라오…”
“그.. 그럴리가요…”
너무나 떨려 주체할 수 없는 입술 사이로 겨우 한 마디 내 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도저히 믿기 힘들 것이라 생각 되오만…
여기 이 손 바닥에 아직 여전히 남은 못 자국을 보시오. 그리고 이 이마의 가시관으로 난 흉터들도 살펴 보시오.”.
다시 한번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바울 선생….
믿기 힘든 이 사실을 그만 받아 들이시오.
나는 부활한 것도... 더욱이 메시야도 아니라는 이 사실을 말이오.
오늘 이후 나는 아마 다시 보지 못 할 것이오.
더 먼 곳으로 아예 자취를 감출 터이니…”
사나이는 머리가 텅 비어 버린 듯 충격을 받아 멍 해져 있는 나를 긍휼히 여기듯 한 번 훅 훑어 보고는 어둠 속으로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방금 전 이 밀회가 나도 몰래 졸음에 빠져 꿈에서 이뤄진 것이었는지, 환상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었는지 분간을 못 하고 있을 그 때에 마침 멀리서 새벽 닭이 우는 소리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얼른 자리를 고쳐 앉아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 하나님 이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이 사건은 내게 어떤 계시를 주시고자 함이시옵니까?”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속에서 가물가물 먼 동이 트는 동녁 하늘 지평선을 알아 볼 수 있을 때쯤 선연한 깨달음과 확신이 들었습니다.
‘방금 만났던 이 사내가 과연 예수이신지 혹 아닌지 나는 알지 못 하겠다.
하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내가 만난 그 분은 틀림없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셨어.
그리고 이 후 믿음의 형제들로부터 전해 들은 너무나도 분명한 진리의 말씀.
그리고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뜨거운 성령의 감동…
이 역사는 결코 부인할 수 없는 가장 명확하며 유일한 이 시대 하나님의 역사가 틀림이 없지’
디모데에게 쓰려던 편지를 저리 던져두고 새로운 파피루스 위에 펜을 들어 이렇게 썼습니다.
“나의 달려 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겠느라…’
-2023.11.12 주재형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