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이들도 크고 살림도 늘어나서 좀 더 넓고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집은 너무 비싸고 형편에 맞는 곳으로 가려니 마음이 썩 내키지 않습니다. 지난 달 초등학교에 입학한 막내딸이 놀이터에서 놀다 나를 발견하고 달려옵니다. 늘 같이 놀던 옆집 은애가 이사 간 후로는 종종 이렇게 기다리곤 합니다.
"은애가 없어서 심심하지? 우리도 이사갈까?" "응! 우리도 은애처럼 김해로 가!" '김해?' 그러고 보니 김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부산과 가까워 자가용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시세도 우리 형편에 맞으니 더 좋은 집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의논해보니 마침 아내도 김해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찾아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큰 아들도 번거롭지만 아빠 차를 타고 등교하면 되니 괜찮을 것 같다고 합니다. 일은 일사처리로 진행되어 한 달 만에 새집으로 이사하고 짐정리까지 다 해버렸습니다.
성경에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파하고 모사가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 (잠언 15:22)는 구절이 있습니다. 혼자서 고민하면 머리만 아프고 더 부담이 됩니다.
나도 혼자서 고민하고 답을 못찾고 있었지만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함께 의논할 때 더 좋은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식들과 의논하고 지도자는 따르는 자들과 의논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자들은 백성들과 의논할 때 이상적이고 조화롭게 일이 잘 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