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잠으로 끝나고 만다.
-장석용-
볼 일이 있어 먼 곳에 가게 되었는데, 일을 마치고 나니 몸은 이미
피곤해 늘어졌고 2시간 동안 버스 탈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캄캄했다.
10분정도 지나니 버스가 오고 재빠르게 빈 좌석에 앉았다.
'자면 안돼, 못 일어나' 하며 정신을 채찍질 해보지만 무거운 눈꺼풀은
이미 내려와 있었다. 구덩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꿈을 꾸고, 온 몸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순간 '아차' 하며 정신이 번쩍 들어 눈을 떴다.
처음 보는 거리와 간판, 이상한 길, 갑자기 잠이 싹 달아났다.
"아저씨, ㅇㅇ동 지났어요?"
"아이구 한참 지났지, 여기 앞에 내려줄테니 택시 타고 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아저씨가 원망스러웠고, 자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버린 내가 또 원망스러웠다. 다음 정류장에 내린 후 주변사람에게
물어보니 30분정도 걸어가면 될 것 같았다.
잠도 깨고, 머리도 식힐 겸 그냥 걸어가기 시작했다.
'잠 때문에 이 무슨 낭패람'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는데, 잠이란 것이 무섭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잠은 잠으로 끝나고 만다." 는 말이 생각났다.
대게 잠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은
아무 유익이 없고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것이다. 허무하지 않은
인생을 살려면, 잠을 자는 것과 같은 죽어있는 시간을 보내어선 안된다.
날마다 움직이고 깨어있는 인생!
너도 나도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