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많이 내렸네. 왜 이렇게 떨어졌지?"
아내가 차창 밖으로 휘발유 값을 확인하며 나에게 묻는다. 나는 스마트폰을 통해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을 검색해 보았다.
중동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의 막대한 원유 수출과 신흥 산유국인 리비아의 동참 등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연이은 이라크 내전으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원유 생산과 미국의 대체 에너지 수출로 인한 유류의 수요 감소를 그 이유로 내세웠다. 이러한 설명을 다 읽고 나름 이해는 했지만, 경제관념이 희박한 아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음~ 우리가 돈이 없으니 기름값이 떨어졌지."
"우리 때문에?"
"응."
"그럼, 세상이 우리 중심으로 돌아가네."
내가 그런 의도를 갖고 대답을 한 게 아니었는데 아내는 참으로 의미심장하게 해석했다. 그렇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드넓은 우주가 의미 있는 건 지구가 있기 때문이고, 지구의 핵심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존재 가치를 발하는 것은 남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