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지나 무더운 여름내 쨍쨍 찌는 햇볕을 받아내고
비바람 태풍도 온몸으로 견뎌내며
꽁꽁 한겨울 추위와 얼음도 견뎌내어 무심히 버텨내더니만
세월 따라 무너져 내려
낮디 낮아진 담장
비바람에 깎이고 무너졌네
이래서야 도둑은 커녕 동네 강아지인들 막아내겠는가?
외마디 고함에 화들짝 놀라
버선발로 뛰쳐나왔네.
아하! 내 마음의 담장 무너진 줄 모르고
그저 쫓기듯 쫓아가는 하루를 살고 있었구나
무너져 있던 나의 담장 다시 세운다.
이제 나는 지키리라
까만 밤 하얗게 비추이는 저 달을
천년동안 이어질 역사의 길을.
writer by 김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