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내 영혼의 의사by 날개단약속

 




산을 좋아해서 자주는 아니어도 틈나는 대로 가까운 산에 오르는데

전날 몸이 묵직하고 기운이 없었지만, 평소처럼 산을 조금 올랐던 것이 무리가 됐는지 

일요일 아침에 허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괜찮아지려나 기다리다가 오후엔 서 있고 누워있기조차 힘들어 결국 응급실로 가게 되었다. 


응급실엔 말 그대로 응급으로 아파서 온 사람이 많았다.

한쪽에선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눕지도 않지도 못하며 몸부림치고 있었고,

암 투병 중 열이나 온 사람도 있었는데 어린아이를 집에 두고 온 남편은 가녀린 부인을 남겨두고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한밤중에 왔을 때처럼 피투성이 환자는 없었지만, 병원에 오면 살아 숨 쉬는 매 순간이 귀하게 느껴진다. 


의사는 미칠 듯이 아파하는 사람의 배 이곳저곳을 만져보더니 

"맹장염입니다. 바로 복강경으로 수술하겠습니다."

머리를 잡고 심장을 쥐어짜던 사람을 잠시 진찰하더니 바로 뇌수막염이 의심된다면서 검사를 하게 되었고 아픈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다 죽어가는 사람들.

의사의 손길이 아니면 죽음을 피할 길 없는 병 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한 인생들에게 

의사가 답이고 구원이구나.


이처럼 우리 영혼의 의사가 되어 인생과 영혼을 세밀하게 손대주시는 

하나님이 절로 생각나는 응급실에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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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