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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깨워 준 새벽 -신영미-by 날개단약속

 

 

 

 

이른 새벽 장맛비 소리가 나의 잠을 깨웠다.

휴대전화는 내가 잠결에 알람 소리를 듣고 꺼버렸는지 방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최근 두 달이 넘도록 입덧하느라 너무 힘들어 밤마다 잠을 설치고 새벽기도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어느 정도 입덧이 덜해지면서 새벽에 기도하고 싶어 몸부림치던 중이었다.

빗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거실 벽시계를 보니 내가 알람 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났다.

비가 어찌나 세차게 내리는지 베란다 문을 꼭 닫고 거실에 앉았다.

거실 벽에 기대어 앉고 보니 맞은편에 걸려 있는 예수님의 성화가 마치 나를 바라보는 듯하여 조용히 속으로 말해 보았다.

예수님, 잠든 저를 빗소리로 깨워 주신 거죠?” 

아무런 대답이 없으시다.

예수님, 제가 새벽에 기도하고 싶어 하니 깨워 주신 거 맞죠?”

역시 대답은 없었지만, 왠지 모를 편안한 마음에 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눈가에서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더니 기도를 마칠 때까지 엉엉 울어버렸다.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니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기도를 마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얼마 전 주일설교 가운데 목사님이 해 주신 말씀이 머릿속을 스쳤다.

목사님이 너무나 어렵고 힘든 환경에 처해 있었는데, 어느 날 기도를 하시다가 눈물을 펑펑 흘리게 되었다고 하셨다.

나는 목사님도 너무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셨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어려운 환경에서도 생명을 지켜주시고 사랑해 주신 주님께 너무나 감사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듣고 참으로 감사가 부족한 내 삶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그 말씀이 생각나게 하셨을까?’

아마도 내가 눈물을 흘린 것이 목사님과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입덧이 힘들어 길게만 느껴졌던 두 달 동안 함께 해 주시고, 다시금 힘을 내어 기도할 수 있게 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나의 삶 속에 이처럼 주님 늘 함께해 주시니, 그 사랑에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는 내가 되길 바라며 기도의 힘으로 오늘 하루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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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