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자다.
- 장석용 -
개인적인 일이 있어 시외로 나가기 위해 터미널에 갔다. 피곤함에 지친나의 두 눈은 이미 충혈 되었고, 빨리 버스에 타 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탑승할 시간이 다 되어갈 때 쯤 습관적으로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화장실 안 3번째 칸에 앉아 일을 보며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하니 어느새 볼 일이 끝나 휴지걸이를 쳐다봤다. 이게 웬일인가? 화장지가 없다. 아침청소시간과 겹쳐서인지 휴지는 온데 간데 없고 휴지걸이만 대롱대롱 나를 놀리고 있었다.번개같이 나의 머리 속에는 여러 유형별의 대처하는 경우를 따졌다.
나의 가방에 뭐가 들어있나?, 쓸만한 게 있을까?’ 하며 지구의 자전 공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나의 뇌는 돌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나의 앞 칸에, 정확히 말하자면 화장실 앞에서 2번째 칸에 빠른 속도로 한 남자가 착지함을 느꼈다. 억눌려있던 짐을 재빠르게 쏟아내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정확히 1분후, 고요함을 깨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똑, 똑’
“저기요...”
“네?”
“혹시 거기 화장지 있어요?”
“아뇨 여기도 없는데요”
그렇다. 잠시 1분의 정적의 원인이 화장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난 버스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개인적으로 계획을 세웠던 가방의 어떤 종이를 사용하려고 했다. 그 찰나, 문 아래의 공간으로 밀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고 청소아주머니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재빨리 “저기 청소하시는 분인가요?”
“네, 그런데요”
“여기 화장지가 없는데요. 좀 주시겠어요?”
“아~죄송합니다.” 말하며 뛰어가더니 바로 화장지를 주었고 나는 앞 칸 정체불명의 남자에게도 주었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경우는 가끔 있었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드물었다. 버스를 타고 피곤함에 눈을 감으며 생각을 하는데 순간 스승의 말씀이 생각이 났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자다.” 사소한 것이지만 좀전의 화장실에서의 일과 같은 실수 또는 남에게 부끄러운 것들, 그런 것들을 이해하며 배려하는 모습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살면서 허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사랑하며 사는 삶이 진정 하나님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늘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한다. 그런 사색에 빠져있는 순간. 옆에서 “저기, 신문 좀 읽어도 될까요?” 40대 중반의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 낯익은 목소리는.‘아... 그 아저씨다. 화장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