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메일을 첨부하여 보내는 것조차 아주 많이 어려워했다. 그래서 컴퓨터를 잘하는 남편이 늘 부러웠다.
부끄럽지만 남편 없이는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사실 꼭 배워야 하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그러니 늘 남편을 의지할 수밖에...
요즘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웬만한 것은 다 알 수 있는 세상인데도 말이다.
컴퓨터로 뭔가를 해야 한다면,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니 항상 도와줄 때까지 기다리는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하면 뭔가 잘되지 않아 처음부터 물어보는 일이 많다.
어느 날은 세무서에 갈 일이 있었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몇 바퀴를 돌다 결국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했다. 다음번에는 절대 오지 않겠다는 다짐과 홈텍스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생각하며 일을 마치고 나왔다.
컴퓨터를 잘하면 관공서 갈 일이 확연히 줄어든다. 일단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세무서를 가지 않기 위해 홈텍스에 도전했다. 궁금했던 것은 유튜브에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여러 편의 유튜브를 섭렵하고 도전해보니 ‘어~~ 너무 쉽다 이거 못했으면 또 세무서에 갔어야 했는데.’
또 며칠 뒤 주민센터에 뭘 신청해야 하는데 서류를 준비해서 팩스로 부쳐도 된다고 했다. 사실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주민센터가 있지만, 컴퓨터로 해보고 싶었다.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역시 내가 하면 안 되나?~~ 또 뭔가 잘 안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당 부서로 전화해 물어보니, 아주 친절히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와~ 내가 또 해낸 것인가? *^^*
두세 번 이런 일을 해보니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에는 무조건 관공서로 달려가는 게 먼저였는데 이제는 ‘컴퓨터로 할 수 없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달라진 나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못 한다 생각하고 도전하지 않았으면 결국 발전이 없었겠지?’
컴퓨터로 멋지게 해낸 나에게 칭찬 도장 꾹~~~ 찍어준다.
참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