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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과 다육이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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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로 두 가지 식물을 키우게 되었다.
먼저 다육이는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 해서 안심했다.
햇빛만 잘 비춰 주고 물도 띄엄띄엄 줘도 된다고 했다.
창가 햇볕 잘 드는 곳에 두고 무심한 듯 키웠다.
정말 한 달 두 달 되어도 멀쩡했다.


마당 화분에는 강낭콩을 심었다.
강낭콩은 정말 성장이 빨랐다.
하루가 다르게 쭉쭉 커 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물을 조금 늦게 줘도 이파리가 축!
영양이 조금 부족해도 이파리가 축!
햇볕을 좀 많이 비춰 줘도 이파리가 축!
지지대가 없다고 축!
매일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다육이는 알아서 잘 크는데 얘는 피곤하네...’


어느 날 다육이를 보는데 이파리 몇 개가 힘없이 떨어졌다.
어? 멀쩡해 보이는데 왜 이러지?
며칠 지나니 또 그런다.
여태 싱싱했는데 왜 이러지?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다육이는 버티는 식물이란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버티는 식물인 거지,
물을 싫어하는 식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다육이 성격이 살기 힘든 환경 속에 있어도
잘 살아있는 ‘척’을 하기에,
보통 사람들은 ‘잘 켰는데 갑자기 왜 죽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다육이는 회복되지 않았다.
아마도 치료 시기를 놓친 것 같다.
‘입이 있었으면 알 수 있었을까?’
그래도 몰랐을 것 같다. 


다육이를 잘 묻어주고 강낭콩 화분에 갔다.
잎들이 돌돌 말려있었다.
여름 볕을 좀 쐬었더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양.


얼른 집으로 들어가 물 한 바가지 들고 나왔다.
‘그래도 네가 낫다.
표현하니 살잖아.
말 안 하면 너도나도 손해지.’


말린 잎 틈새로 콩깍지가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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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8-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