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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것by 펜끝 이천 리

20240820살아있다는것.jpg








살아있다는 건
쏟아지는 햇살이 눈 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멜로디가 떠오른다는 것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것

살아있다는 건
웃고 울고 화낼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지금 순간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건
새가 날갯짓한다는 것
바다는 넘실댄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네 잡은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의 '살다'라는 시의 구절들이 내 마음을 일깨운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매일 매일의 삶이 모여 한 기간을 만들고, 한 세월을 만든다. 오늘은 무얼 하며 살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과거에도 그래왔듯 지금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 순간의 소중함을 잃지 않는다면 더 멋진 날을 맞이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거치며 우리는 무한히 배우고 발전해 간다.

암을 이기고 새롭게 공부에 도전하는 어느 여사님. 어린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는 주부. 지긋한 연세에 건강 관리하시며 인생 2막을 살고 계신 부모님. 이 밖에도 하루하루 부지런히 견뎌내는 이들을 마주할 때면 나도 괜스레 숙연해지며 지금 처한 곳에서 더 감사를 느낀다. 햇수를 지날수록 날로 성장하는 아이처럼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점점 거듭나고 나아지고 있음은 우리가 바로 여기, 지금 살아있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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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