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얼마만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랫만에 신입생 전초말씀을 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제 스물을 갓 넘긴 똑똑한 이 친구에게 성경 공부를 해 보라는 저의 권유는
마치 스웩 넘치는 랩퍼를 향 해 사서삼경을 공부해 보라는 서당 훈장님의 말씀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저와 신입생 간 세대차는 문화와 감성,언어 모든 면에서 극심한 온도 차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랩퍼와 훈장 사이의 간격이 쉽게 좁혀질리 없겠지만 사실 랩과 사서삼경은 본질적으로 동류의 것이 틀림 없을 텐데
훈장은 랩을 모르고 랩퍼는 사서삼경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갈수록 선교가 어려워 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것 입니다.
선교 대상으로서 현 세대는 기성 세대가 예상하거나 쉽게 짐작 할 수 있는 그런 세대가 아닌 것 같습니다.
배가 가라 앉고 있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기성의 권위에 복종했다가 죽음을 당한 친구들을 지켜 본 세대입니다.
촛불을 들어 최고 권력자를 끌어 내린 장면에 함께 있었고, 어처구니 없는 일로 화를 내는 갑의 권위(갑질)에 정면으로 도전 할 수 있고,
부당한 권위 앞에 '미투(Me Too)'의 깃발을 꺼내 올릴 줄 아는 세대입니다.
그런가 하면 상호 남혐, 여혐 으로 성 대결이 어느 때 보다 뜨겁고, 데이트 폭력에 또래 내 집단 구타까지...
굳이 '헬조선'이라는 단어까지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현 세대를 특징할 수 있는 대표적 키워드 중 하나로 '분노'를 꼽는 일은 결코 생뚱맞은 일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의 '분노'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Security)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에 기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88만원' 세대로 지칭되던 20대가 이제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생존'에 대한 위협은 줄어 들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라 부르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세대를 뛰어 넘는 전체 국가 구성원들이 현 세대의 이 긴급한 문제에 대한 대책을 다방면에서 세워 나가야겠지만,
특히 종교분야에서는 이들의 '삶, 그 자체'를 이해해주고 이 들이 갖고 있는 '불안'과 '분노'를 보듬어 안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불안과 분노''는 '열정과 창의력'과 결합 될 때 새로운 역사를 위한 출발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요소만은 아닙니다만, 결코 그 자체로 '천국'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기에
'불안과 분노'를 극복하여, 말 그대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찾아 주는 일.
이것이야말로 오늘 날 '종교'가 해야 할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
'주종'의 관계, '아들의 시대' 선교는 어쩌면 말씀과 사명의 '권위'로 시대를 붙잡아 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시대는 정말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공유하는 것을 기반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선교가 안 되는 시대인가 봅니다.
사랑으로만 통하는 '신부의 시대'는 선교 차원에서만 본다면 결코 쉽지 않은 시대일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정명석 목사께서 보여 주시는 목회자로서의 모습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세대를 초월하여 자신의 삶을 송두리 째 공유하고, 하늘 말씀을 받아 가장 먼저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시며 함께 용기를 내어 도전하게 하는,
그리고 이 모든 '실천'에 오직 '하늘 사랑', '생명 사랑'의 목회철학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고 담아 내는 모습.
우리가 정말 깊이 '기도'해야 할 것은 이렇게 하늘 몸 되어 사는 삶이 내 삶을 통해서도 이루어 질 수 있기를 간구해야 하는 것이며,
그리고 수 많은 가르침과 몸소 행해 보여 주심에도 여전히 한계를 못 벗어 나고 있는 나의 '미련한 삶'에 대해 '회개'해야 할 것이라 생각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