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곰과 호랑이 이야기 by 날개단약속

 

 

 

 

 


곰과 호랑이 이야기

 

 

 

옛날 옛날에 하늘나라 임금님이 있었어요.
임금님에게는 왕자 한 명이 있었어요.
왕자는 매일 땅만 보며 걱정을 했어요.
임금님은 왕자를 불러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어요.
 "땅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땅 위에 옷을 지을 수 있는 풀과 짐승의 털이 수 없이 많은데
  사람들은 옷을 입지 못합니다.
  또 씨앗만 심으면 곡식을 쉽게 얻을 수 있는데 굶주리고 있습니다.
  또 몸이 아파도 바로 옆에 자라는 약초를 먹을 줄 모릅니다."
임금님은 왕자에게 땅으로 내려가 뜻을 펼치라고 했어요.
왕자는 인간 세상에 내려와 행복한 나라를 만들었어요.

 

하루는 왕자 앞에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찾아와서 서로 다투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는 자기들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너무 미련해서 하는 일마다 실패해요."
 "저는 화를 참지 못해 싸움을 많이 해요."
왕자는 곰과 호랑이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며 말했어요.
 "처음에 미련한 행동을 하거든 쑥을 먹고, 화나는 일이 생긴다면 마늘을 먹어라.
  그 행동의 맛이다. 나중에 쑥과 마늘을 먹지 않고도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어라.
  그때 진짜 사람이 될 수 있다."

 

곰과 호랑이는 쑥과 마늘을 가지고 컴컴한 굴 속으로 들어갔어요.
 "아이, 괜히 화냈네. 마늘이 정말 맵다."
 "아휴, 바보같이 행동했네. 어우 쑥이 쓰다. 써."
진짜 사람이 되는 것은 정말 힘들었어요.
참다못한 호랑이가 곰에게 말했어요.
 "동굴 생활 오래 하니 힘들다. 우리 잠깐 나갔다. 올까?"
 "안돼. 안돼. 사람이 될 때까지 굴 안에 있어야 해."
 "그러니까 미련 곰탱이라고 하는 거야. 한 눈 파는 게 아니라, 기분전환이야.
  잠깐 바람만 쐬고 돌아오면 아무도 모를 거야."
 "난 싫어. 여기에 있을 거야."
 "에이, 니 맘대로 해."
호랑이는 곰을 두고 굴 밖으로 뛰어 나왔어요.
나와 보니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놀이, 놀러갈 곳이 한 가득이었어요.
호랑이의 친구들도 그랬어요.
 "굴 속에 뭐하러 있냐. 여기서 우리랑 재미있게 놀자."
호랑이는 그냥 호랑이가 되기로 했어요.

 

곰은 홀로 굴 속에서 약속을 지켰어요.
쑥과 마늘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말,
그 말씀을 지키기가 쑥과 마늘을 삼키는 것만큼
정말 쓰고 맵고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러나 결국 끝까지 지킨 곰은 사람이 되고
왕자의 신부가 되었어요.

 

비록 곰이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준
웅녀가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이에요.

 

 

나는 어떤 동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나요?
나는 쑥과 마늘을 잘 먹고 있나요?

 

조회수
15,568
좋아요
0
댓글
1
날짜
201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