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소에 다닌다. 거대한 크기의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내가 맡은 일은 먼지, 물청소이다. 선박의 일부분이 완성되어 검사를 받기 전 먼지 등을 제거하여 청결함을 유지한다. 특히나 비 예보가 있는 날이면 몹시 바빠지는데 빗물이 새지 않게 미리 구멍을 테이프로 막고, 비가 그치고 나면 안에 고인 물을 퍼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도 곧 비가 온다고 열심히 테이핑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멍을 다 막기 전, 한 두 방울 비가 쏟아졌다. 그래도 많은 빗물이 새지 않게 구멍을 막으려는데 물기가 축축한 철판에는 테이프가 잘 붙지 않는다. 조금만 일찍 작업을 시작했더라면 모든 구멍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나중에 고인 물을 퍼내려니 일이 더 복잡해졌다. 그 와중에 한 가지 깨달음이 왔다.
비도 새기 전에 막아야 하고, 외양간도 소 잃기 전에 고쳐야 한다는 사실.
그렇지 않으면 물을 퍼야 하는 고생을 해야 하고, 소 잃는 손해를 맛봐야한다. 이렇듯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리고 우리 인생에서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성경 구절도 떠오른다.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는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