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행복한 산책by 주아나

 

정명석 정명석목사 정명석교주 정명석총재 정명석선생 jms 월명동 기독교복음선교회 상록수 월성 그것이알고싶다정명석 만남과대화 글동네 에세이

 


둘째를 안고 첫째와 함께 동네산책을 하는데
잘 가던 첫째가 나에게 돌아오더니 안아달라고 한다.
그러더니 아기 띠를 잡고 늘어진다.
일단 나는 동생을 안고 있으니 너를 안을 수가 없고,
엄마 몸으로 둘 다 안을 수도 없고,
아빠라면 충분히 너를 안을 수 있는데 지금 옆에 없고,
동생은 아직 어리고 걸음이 서툴러서 위험하니까
엄마가 안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첫째는 다시 동생 내려달라고 한다.
나는 또 안 된다고 했다.
아까도 내려놓았더니 첫째가 동생을 잡고 밀고 당기고,
동생 발을 잡고 뱅뱅 돌더니 신발을 빼서는 던진다.
둘 다 내려놓고 가다가는 산책도 못 하고 난장판이 될 것 같아 떼어놓은 것인데,
첫째는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입이 점점 오리 주둥이 모양으로 나오더니 “엄마 미워!”를 외치며 도망치듯 뛰어간다.
어후, 둘째 안고 또 달리기하게 생겼다.
아, 이래서 둘과의 산책은 참 힘들다.

동생을 안고 있는 것은 특별히 예뻐서 안고 있는 것은 아닌데...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하니까 안고 있는 것인데...
엄마 마음이야 둘 다 안아 주고 싶고
둘 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몸이 안 따라주니 일단은 동생에게로 몸이 가는 것인데...

그렇다고 첫째 아이를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말상대도 되어 주니 소통이 되어 좋다.
튼튼한 두 다리로 늠름하게 앞장서서 걷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하다.
꼭 엄마와 동생을 지켜주는 경호원 같다.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들어주기도 하는 멋진 형아다.
그래서 참 고맙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다.

나는 둘 다 사랑한다.
한 녀석은 안고 있고 한 녀석은 손을 잡고 가지만
그것이 사랑의 경중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안고 있는 것도 손을 잡고 가는 것도,
때론 손을 잡지 않고 저 앞에 걷고 있다 해도
내 사랑의 눈길과 마음은 누구에게나 뜨겁다.

주를 믿는 우리도 가끔은 질투한다.
저 사람은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좀 더 챙겨주시는 것 같다.
나도 주품에 안기어 가고 싶은데...
그런데 전부 주품에 안기면 주가 힘들지 않으실까?
우린 아이들보다 아주 무겁지 않은가.^^

이왕이면 주 품에 안긴 어린 동생에게 까꿍도 하고
주와 손잡고 즐거운 대화도 하고
주 앞에 앞장서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때로는 주먹을 불끈 쥐며 제가 지켜드릴게요! 하며 용사도 되어 드린다면,
만민을 구원해야 할 주님의 발걸음은 매일 행복한 산책이 될 것이다. 

조회수
14,724
좋아요
0
댓글
9
날짜
201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