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배를 드리고 차에 타는데 첫째가 난리가 났다.
“엄마, 빨갛고 동그랗고 여기 끼우는 거 없어. ㅜㅜ”
첫째가 경찰차 사이렌 만든다고 레고조각을 가져왔는데
그 중에 하나를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엄마 이거 어디 있어?”
“장난감 가지고 논 사람이 알지. 엄마가 어떻게 알아.”
“엄마 찾아줘~ 엄마~ 찾아줘~”
“교회에서 가지고 놀았으니 거기 있지 않았어?”
“엄마가 가서 찾아줘~ 찾아줘~”
아, 신경질과 앙탈이 시작되었다.
마치 테이프를 반복 재생하는 것처럼 한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사실, 아들이 장난감을 잃어버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교회에서 그 난리를 쳤는데 장난감 부품이 아이 손에 얌전히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일이 어찌 한 두 번이랴.
여름에 산 LED 시계 하나 사 주었더니 3일 만에 잃어버렸다.
아이가 하도 찾기에 지난달에 곰돌이 모양 시계를 사주었더니,
그것도 산 지 일주일 만에 집에서 잃어버렸다.
매일 양치질 하려고 칫솔을 찾으면 그것도 안 보인다.
양치질을 하고는 아무 곳에나 두니 그렇다.
운 좋으면 책장 사이에 숨어 있는 놈 하나, 컴퓨터 본체 뒤에 숨어 있는 놈 하나 등
이렇게 발견한 칫솔 4-5개를 골라가며 양치질을 할 때도 있다.
그렇게 레고조각 없다고 생난리를 치더니 집에 돌아오면
금세 까먹었는지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허탈한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생난리를 치더니 금세 까먹네…….’
아이들은 물건을 쉽게 잃어버린다.
찾을 때는 순간이고 금세 까먹는다.
쉽게 얻어서 쉽게 흘리나 보다.
거기에 비해 부모는 물건을 잃어버리면 애가 탄다.
물건마다 수고의 값을 치루고 샀으니 속상함도 크다.
그러면 부모의 폭풍잔소리가 시작된다.
그리고는 외출할 때 아이한테 다짐을 시킨다.
“하나, 장난감을 꼭 챙긴다.”
“둘, 장난감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셋, 마지막에 장난감을 꼭 정리한다.”
아이는 알았다고 걱정 말라고 오히려 타박을 준다.
손가락으로 지장 찍고 복사까지 했건만 또 물건을 흘리고 온다.
올해 초에 주께서 잊으면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왜 그 말씀을 하셨을까 했더니 이제야 조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주는 자신을 희생해서 구원의 값을 치렀건만,
우리는 받은 구원을 너무나 쉽게 흘리고 다닌다.
그러니 그 구원을 잊으면 죽는다.
그 구원의 가치를 잊으면 죽는다는 말이 그 뜻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그 귀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마음껏 누리며 살 수 있으니까.
주는 연말에도 폭풍말씀 중이시다.
사랑하니까.
너무 사랑해서 내 몸 바쳐 귀한 것을 주었으니
절대 잃어버리지 말라고 오늘도 외치고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