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주안이와 초등학교 운동장을 찾았다. 모래사장 둘레로 고무타이어가 길처럼 올록볼록 솟아있었다.
“주안아, 우리 저 길 따라서 술래잡기 할까? 주안이가 먼저 출발하면 엄마가 열세고 따라가는 거 어때?” “술래잡기는 좋은데, 주안이는 할 수 없어.” “엥? 왜 주안이는 할 수 없어?” “고무타이어를 걸을 수 없어.” “왜 걸을 수 없어?” “타이어가 볼록볼록해서 걸을 수 없어.”
주안이는 해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래서 나는 주안이에게 술래잡기 하지 말고 한 번 걸어보라고 시켰다. 주안이는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한 발을 떼기 시작했다. 꽃게처럼 옆으로 느리게 발을 움직이더니 이내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나중에는 엄마 나 잡아봐라 하면서 날아다녔다.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염구도 스승에게 똑같은 말을 했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참 좋기는 한데 그것을 실천하기에 저는 힘이 부족합니다.” 그러자 공자는 말했다. “진짜 힘이 모자란 사람은 도에 이르지 못하고 그만 두지. 그러나 너는 미리 힘이 모자란다고 스스로 한계를 긋고 있구나.”
아무리 행해도 힘이 모자란 자라면 어쩔 수 없지만,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리니 참으로 어리석은 자라 아니할 수 없다.
돌이 5번 무너져도 6번째 또 쌓겠다는 정신, 내가 못하는 것이니 10배는 더 노력한다는 의지, 이렇게 자신에게 한계를 긋지 않고 끝까지 행하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