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가 닮았네
아들 주안이는 나를 심히 닮았다.
남편은 아들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아들을 꼼꼼히 관찰했다.
그 와중에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았으니,
뒤통수 모양이 편두라는 것, 머리 뒷꽁지가 제비 꼬리처럼 생긴 것,
발가락 엄지가 유난히 큰 것, 엉덩이가 오리 궁둥이라는 것, 머리카락이 뻣뻣한 것 등.
정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공통점만 찾았다.
남편의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다.
주안이가 달걀과 두부를 잘 먹으면,
“나도 달걀과 두부를 좋아하는데 식성이 똑같네.”
주안이가 축구공을 차면,
“나도 축구를 좋아하는데 운동 취향도 닮았어.”
주안이가 블록을 가지고 놀면,
“나도 어렸을 때 블록 가지고 조립하는 것 좋아했는데, 똑같이 따라 하네.”
두 돌을 넘긴 주안이가 여태 말문이 트이지 않아 남편 앞에서 푸념 했다.
“나도 네 살이 되도록 말을 못했다는데, 주안이는 나를 닮았나 봐.”
그러면서 흐뭇해하는 저 표정은 무엇인가.
닮은 점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남편의 아들 사랑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하물며 하나님은 어떠실까.
우리에게서 닮은 점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시는 하나님,
변변치 않은 점 하나라도 발견하면 심히 기뻐하시는 하나님,
자신을 닮도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몸부림치시는 하나님...
“대체 나를 닮은 구석이 어디 있을까?
구석구석 찾아봐도 보이질 않네. 내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져 볼 테다!”
찾다 찾다 하나님 지치실 것 같다.
“어디를 봐도 나를 닮았네. 너는 진짜 내 것이구나!”
하나님 얼굴에 아빠 미소 나오게 해야겠다.
-즐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