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멋진 소나무라 할지라도 나무꾼을 만나면 땔감으로 쓰여질 수밖에 없고
평소 눈에 거슬린다 했던 사람에게 걸리면 톱이나 낫으로 베어질 수밖에 없지만
분재 전문가를 만나면 뿌리째 캐다가 손질해 죽을 때까지 작품으로 남겨진다.
하물며 사람이랴. 나는 내가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땔감 나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수백 수천만원의 가치를 지닌 작품나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다만 나의 가능성을 믿고 싶고, 지금보다는 더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만나고 싶다. 땔감을 만드는 나무꾼도, 나무를 잘 다룬다는 목수도 아닌
분재 전문가를 만나고 싶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찾아 멋진 작품 인생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 철심을 꺾어 휘감으며, 어깨뼈가 휘어지고 부스러져 몇 번의 수술을
하는 희생을 감내하면서까지 그 나무를 사랑하고 손질하는 분재 전문가를 만나고 싶다.
“내게 그런 존재는 필요 없어. 알아서 할 수 있어.” 객기를 부릴 나이는 지났고
“이젠 할 수 없어.” 포기하고 시간에 몸을 맡겨버릴 나이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나는, 간절히 원한다. 누가 나의 분재 전문가가 되어줄까.
제발 나를 찾아 포기하지 말고 써달라고, 나의 가치대로, 나의 태어난 목적으로,
그 이상으로 성장시켜 빛나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오늘도 새벽을 깨우며 기도한다.
나의 분재 전문가라 생각되는 주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