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났다.
길을 서서 주변을 살펴보니 한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면서 냄새를 피우고 있었다.
천천히 흔들림도 없이 잘도 간다. 재주도 좋다.
담배 냄새가 우리 갈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게다가 냄새로는 심심하셨는지 담뱃재도 흩날려 주신다.
썩 좋지 않은 친절이었다.
폐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노파심이 생긴다.
담배 냄새 적게 맡으려고 숨을 1분이나 참았다.
그것도 힘들어 콧구멍을 반쯤 막고 숨을 쉬기도 했다.
아저씨 뒤통수에다가 새총 한방 먹였으면 좋겠다는 못된 생각이 올라온다.
호흡은 정말 중요하다.
생명하고 직결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기도가 참 중요하다.
내 영혼의 호흡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내 영혼에게 담배 같은 존재는 무엇일까?
말로 호흡을 한다면 말로도 담배연기가 나겠지.
더러운 말, 욕, 수군수군, 비방, 악평...
이런 말을 들으면 내 영혼이 담배 냄새 맡는 꼴이겠구나.
그래서 이런 말을 들으면 머리가 띵 했었나?
그러고 보니 예전에 누군가에 대해 너무 화가 나면,
‘주님, 너무 참을 수가 없어서 그러니 이 사람에 대해 욕 좀 할게요.’
신나게 욕을 하고 나서는,
‘주님, 이제 시원합니다.’ 했었다.
주님께 보고하고 욕하는 애는 나 밖에 없다면서 스스로 된 놈이네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위에 상황은 마치,
‘주님, 답답해서 그러니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요.’
속은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영혼은 콜록거리지 않았을까?
담배를 싫어하거든,
입으로 피우는 것이든 말로 피우는 것이든 둘 다 싫어해야겠다.
담배는 어쨌든 나에게 해로운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