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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를 지나며by 김인주

 

 

 

면허를 따고 10년이 넘도록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운전 면허증!!
새벽기도를 하며 용기를 내어 천천히 차를 몰고 다니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서 교회로 갈 때면 지나가는 역전주변의 지하차도가 있다.
2차선인 이 길은 어찌나 좁은지 베테랑 운전자도 최대한 속도를 낮추어 천천히 지나가는 아주 조심스러운 길이다.
초보운전자인 나는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지하차도의 양쪽 벽에는 수많은 차가 긁혔을 깊고 다양한 자국들이 무수히 많다.
우스갯소리인지 몰라도 이 길을 만든 사람은 완공과 동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 길을 지날 때면 생각이 깊어진다.
이미 몇십 년 전 일이니 그때는 이렇게 많은 차가 줄지어 다닐 줄 몰랐었을 수도 있었을 거다.

시대를 멀리 내다보고 수고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큰 사람이 지나간 길은 큰 길이 난다고 한다.
큰 정신을 가지고 인생의 큰길을 닦으며 앞서 가는 자는 어려움도 많고 시련도 많겠지만 두고두고 덕을 끼치는 위대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누구든지 알면 그 사람을 따라가고 싶을 것이다.
만난 자는 정말 복 있는 자다.

 

내 마음을 돌아본다.
내가 큰길을 내는 위대한 자는 못 될지라도 내 마음이 이 좁은 차도와 같아 만나는 사람마다 상처 나고 긁히지는 않는가!
좀 더 마음을 넓혀야지, 넉넉히 만들어야지~~!!
다행히 내 마음은 굳어버린 콘크리트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온기로 언제든 녹이고 만들 수 있는 신의 작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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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