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쫄면을 기대하며 분식집에 들어갔다.
각 사람이 원하는 대로 김밥과 쫄면 떡볶이를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아이가 셋이예요?” 옆자리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온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공감대가 있다 보니 아줌마들은 언제 어디서나 말이 쉽게 통한다.
아주머니는 자신도 아이가 셋인데 이젠 다 커서 막내가 27살이라고 하시며
살아보니 아이들이 이 또래 나이였던 때가 가장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다고 하신다.
“나중에 크면 또 달라요...”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이다.
연로하신 친정엄마께도 “언제가 가장 행복했어요?”하고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먹고 입는 게 풍족하고 여유로운데도, 돌아보니 늘 먹고사는 일이 걱정이었지만
너희들 어렸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엄마를 생각하니 또 코끝이 찡하다.
어버이날이라고 초등학교 4학년인 큰아이와 줄줄이 작은아이들이 솜씨 좋게
색종이로 카네이션을 접고 편지를 써서 책상위에 한가득 올려놓았다.
너무 예쁘기도 하고 아이들 정성이 아까워서 훈장처럼 냉장고 한쪽에 주-욱 붙여놓았다.
돈 들어갈 일은 첩첩이 쌓여있지만
가족모두 건강하고 오순도순 함께하며 사는 지금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이런 나를 바라보시는 주의 마음도 뿌듯하고 기쁘시리라 확신하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