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눈높이 대화by 도토리

 

 

“누군가가 죽으면 슬픈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서 슬퍼하고 있어.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가 가서
토닥토닥 위로도 해주고
같이 슬퍼해 주러 가는 거야~”

새언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부랴부랴 일정을 조정해가며 저녁출발인원이 모였다.

문제는 5살 아들.
같이 가고 싶지만 ‘어린아이는 장례식장에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다.’ 는
어른들의 말씀에 따라 시댁에 맡기고 가기로 했다.

일찍 퇴근한 엄마, 아빠가 마냥 신기하고 기쁜 아들.
나를 본 순간부터 쉬지 않고 말을 건다. 들뜬 아들에게 같이 갈 수 없음을 설명해줘야 한다.
5살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슬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치 다른 나라, 다른 세상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놀라우면서도 ‘이런 의미가 될 수도 있구나.’ 되새겨보게 된다.

너무도 쉬운 일상적인 단어가 아이의 공감을 얻기 위해,
장황하게 긴 설명이 되기도 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변하기도 한다.
사랑하기에, 아이를 존중하기에 가능한 노력이다.

하나님도 이런 마음이실까?
우리를 사랑하기에 그렇게 풀고 풀어서 말씀해 주시는 걸까. 한없이 어리고 철없는 우리를 이해시키기 위해 우리의 언어로 말씀해 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한 단어가 우리에겐 몇 장의 A4로 전해지는 걸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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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