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은~하수~"
첫째와 둘째가 동요에 맞춰 손뼉 치기를 하고 있다. 딸이 셋인 우리 집에서는 종종 목격되는 장면이다.
"아빠! ‘돛대’가 뭐예요?" "뭐?" "노래 마지막에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라고 하잖아요." “그게 궁금했구나. 돛대란, 배위에 긴 장대를 세워 넓은 천을 단 걸 가리켜.”
“그럼, 넓은 천은 왜 달아요?”
“음~ 너, 바람 부는 날 바람개비 돌려받지?”
“예. 엄청 잘 돌았어요.”
“왜 잘 돌까?”
“바람 때문예요.”
“그렇지. 배도 바람을 받아 더 빨리 움직이려고 천을 다는거야.
천이 넓을수록 바람을 많이 받겠지.”
“아하, 그렇구나. 그런데, ‘삿대’는 뭐예요?”
“삿대? 그건 아빠도 모르겠는데... 우리 한번 찾아볼까.”
무언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사전을 찾아보는 게 최고다.
[삿대: 배를 물가에서 떼거나 물가로 댈 때 쓰이는 긴 막대] 라고 쓰여 있다.
나도 처음으로 삿대의 뜻을 알았다. 그렇다면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라는 의미는 언제 출발했는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기나긴 항해를 바람도 안타고 서서히 진행한다고 볼 수 있겠다.
흔히 우리들의 인생을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 비유할 때가 많다. 그러면 돛대는 삶의 목표를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힘을 주는 존재가 될 테고, 삿대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인도하는 그 무엇이 될 것이다. 아이의 단순한 질문에 과연 내 삶의 돛대와 삿대는 무엇인지 결코 단순하지 않은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