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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된 딸by 날개단약속

 

 

 

 

 

 

"언니 단추 좀 잠가."
동생은 민망하다는 듯이 말을 내뱉었다.
내 윗도리를 쳐다봤다. 풀어진 옷 사이로 젖가슴이 달랑달랑 고개를 내밀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게 뭐 어때서라는 표정으로 동생을 쳐다봤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출근을 한다. 내 뒤로 아빠가 욕실에 나와서는 어슬렁거리신다.


아이를 낳고서 몸조리하러 친정에 온 지도 한 달 가까이 되었다.
처음에는 친정식구들을 의식해서 옷도 조신하게 입으려고 애를 많이 썼다. 그러나 하루에 8번 넘게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남은 젖은 유축기로 빼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옷깃을 여미고 벌리는 일이 귀찮아졌다. 어느 순간 땡볕에 밭을 매는 장정처럼 항상 옷깃이 팔락팔락 벌어지게 되었다.


아빠도 처음에는 민망했는지 안방에서 나오시지도 않고 계셨다.
그러다 적응이 되셨는지 이제는 내 옷차림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다니신다. 어떨 때는 내가 유축을 하고 있어도 아가 보고 싶다고 문틈 사이로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는 슬쩍 보고 가신다.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냐?"
결혼 전,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간 스커트를 보고 아빠가 한 말씀하셨다.
아빠는 보수주의라 딸들이 그런 옷 입고 다니는 것을 용납 못하신다고 하셨다. 짧은 반바지를 입고 집 밖이라도 나갈라치면 아빠의 눈썹은 항상 들썩거렸다. 그런 아빠가 현재 나의 모습을 보고서도 무덤덤하시다. 외손주를 위해 꾹 참으시는 건지 아니면 가슴을 보여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아줌마가 다 된 딸에 대한 연민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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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3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