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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갈치 시장 - 윤성윤 -by 달리기

 

부산 자갈치 시장

 

- 윤성윤 -

 


'아지매 이 뜨리미다. 사 가이소~ 예-' 
'아가씨 여~ 들어 오이소. 잘 해 주께예~'
아주 어릴 적 엄마 손 붙잡고 갔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고 나서는 참 오랫만에 왔다.
여지저기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이
많이 끊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자갈치 시장의 거리는 부산하다.


이곳도 조금 있으면 반듯하게 지어진 건물 안으로 들어 간다고 하니
글쎄 썩 좋지만은 않다. 벌써 생선회 센타는 이미 입주한 상태였다.


거짓없이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나는 이곳.
길 양 가쪽으로 끝없이 즐비해 있는 크고 신선, 탱탱한 생선들.
바다의 짠맛과 생선 비린내가 섞여 있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어릴 때처럼 눈을 휘동그레하며 이 길을 구경하고 있다.
어릴 땐 사람들에 치여 엄마 잃어 버릴까봐 엄마손 꼭 붙잡고 갔던 이 길을
지금은 땅바닥에 흔건한 물기를 살짝 살짝 피하며 걷고 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면 많이들 변한다고 하지만 이곳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자갈치 아지매들의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굵게 패인 주름, 그리고 자갈치 아지매로
살아가는 얼굴이다. 오늘도 자갈치에선 이 소리가 시장을 메아리 칠 것이다.


'아지매~! 이- 뜨리미다. 사 가이소~ 예~?'


'싱싱합니데이. 여- 보고 가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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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