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내 고향 by 날개단약속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고향만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시려온다.
언제나 나를 어머니 품속같이 따뜻하게 품어 주는 고향!
어릴 적 내 고향에서 보이는 건 기와집과 논, 밭, 그리고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온통 산뿐이다.

 

5월!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은 온통 배꽃으로 뒤덮여 마치 눈이 온 것 같기도,

순백의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내 소년기의 대부분은 산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루에 딱 3번 버스가 다니고, 논길 사이를 지나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거닐던 고향.
내가 다니던 시골분교.
깨진 유리창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고
다 찌그러져 가는 종으로, 쉬는 시간과 수업 시간을 알리던 학교!
수업보다는 학교 운동장과 화단 만드는 작업을 더 많이 했던 학교!
학년이 바뀌어도 선생님만 바뀌는 학교!
그래서 졸업할 때 모두가 서러움의 눈물을 쏟아냈던 학교.
내겐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기억들이다.

 

그 고향도 이제는 개발되어 지천을 하얗게 뒤덮었던 배 밭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내 유년의 추억이 깃든 시골분교엔 네모반듯한 4층 건물이 들어앉았다.
 
문명은 나의 어릴 적 고향의 모습을 많이도 바꿔 버렸다.  
이제는 어머님만 고향을 지키며 항상 막내가 오기만을 기다리신다.
오늘은 왠지 그 고향과 어머니가 가슴 시리도록 보고 싶다.

 

                                                                                                           - 고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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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