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영혼이 따뜻해지는 행복한 이야기~
☉ 글 : 주은경
☉ 그림: 임수현
1978년 5월 23일 아침, 그는 모든 수도 생활을 끝내고 어머니께 하나님의 뜻을 이야기 했단다.
어머니는 자식을 끌어안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잘 되게 해달라는 뜨거운 눈물의 기도를 해 주셨어.
그는 더 지체하지 않고 월명동을 떠났지.
말씀도표와 슬라이드를 가방에 넣고 당시 그를 따랐던 두 사람과 함께 길을 떠났는데, 천안이라는 곳에 오니 갖고 온 돈 마저 다 써버리고 없었어.
서울 가기 전에 기도를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청년은 배방 산으로 올라갔지. 배방 산 소나무 밑에서 기도를 하는데 옆에 보니 주위에 뱀이 꽤 많이 와서는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었던 거야.
배방산은 독사가 많은 산으로 유명한 산이란다.
그는 성자께 배운 대로 독사에게 명령하여 쫒아내고 계속 기도를 하였지.
그 곳에서 일주일 동안 금식 기도를 마치고 5월 29일 서울로 출발하여 6월 1일,
서울에서 아침을 맞았단다.
청년과 함께 왔던 두 사람이 서울을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
“허허벌판 서울에 가서 어떻게 합니까? 서울에서 부흥집회 하러 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를 오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잖아요.”
“우리가 거처할 집은커녕 방 하나도 없는걸요.”
그들은 크게 실망하면서 말했어.
마지막 하나님의 말씀을 다 배우고 서울에 오면, 어느 교회에서 초청하여 복음을 전하게 하고 계속 부흥집회를 하면서 하나님의 역사를 멋지게 펴가는 줄 알았단다.
그러나 현실은 그것이 아니었기에 너무도 막막하고 걱정되었지.
그 중 한 사람이 서울에 형님집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가는 거라고 해서 그 곳으로 같이 가보기로 했어.그 형님은 태평양 제과점을 운영해서 바쁜 일 때문에 집에 자주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집에 계속 못 있으니 이삼일 머물고 나와서 서울 삼각산으로 가게 되었지.
삼각산에는 기도원이 딱 하나 있었는데 아주 깊은 산골짝에 있었어.
기도원에 부흥집회가 있는 날이면 참석하여 철야기도를 하고 아침에는 잠을 잘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 넓은 곳에서 말씀 듣고 나서 잠 잘 수 있는 곳도 있고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놓였단다.
청년은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생각했어.
‘하나님 집에 거할 곳이 많다 하더니 기도원이 크기는 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기도원은 하나님 집이라 눈치 볼 일은 없었지만 밥은 사먹어야 했었거든.
청년은 같이 다니던 두 사람에게 말했지.
“이래서는 안 되겠다. 돈이 다 떨어졌으니 기도원에서 심부름도 하고 쓸고 닦고 청소할 수 있는지 물어 봐라.”
그 중 한 사람이 기도원 목사에게 가서 물어보니 이렇게 말했어.
“봉사하면 좋지요. 봉사하는 걸 뭘 물어봐요? 청소하고 해야지요.”
그 말을 전해들은 그는 기도원에 취직을 해서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봉사하면 밥을 주지 않겠냐? 우리가 돈은 안 받아도 밥만 먹으면 되지 않겠어?” 라며 좋게 생각하고 열심히 청소하며 봉사를 했단다.
기도원에서 봉사하면서 다행히 밥을 먹기는 했지만 원래 기도원에서 봉사를 했던 사람들이 눈치를 주면서 뭐라고 한 거야.
“당신들! 어디서 왔어요? 부흥집회는 다 끝났는데 집으로 안 돌아가요?”
하는 수 없이 청년은 두 사람과 함께 기도원을 나와야 했지.
기도원 근처를 돌다 보니 큰 바위가 있어서 그 옆에 비닐을 치고, 바닥을 닦아놓고 그곳에서 지내기로 했어.
비록 비닐로 만들었지만 그 곳이 청년에게는 서울에서 궁궐이었고 집이었어.
먹을 것이 없어서 가지고 왔던 태평양 제과 과자만 먹었더니 속이 너무 매슥거리고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거야.
시골에서는 과자를 사 먹을 수 없는 어려웠던 시절이라 과자를 너무 좋아했지만 엿, 젤리 같은 과자만 먹으니 속이 너무 니글니글 거리고 정말 힘들었단다.
이렇게 낮에는 비닐로 만든 집에서 성경을 읽고 잠도 자고 했는데,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청년이 잠깐 잠이 들었다가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비 소리에 깊은 잠을 못 이루고 있을 때, 두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어.
“분명히 맞긴 맞아. 그런데 3년 있으면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질 것이다.”
라고 한 사람이 말을 하니 다른 한 사람이 말하기를,
“그럼 3년 있다가 십자가를 지면 죽는다는 거 아니야?”
라고 하면서 자기들끼리 의논을 하는 거야.
청년은 일부러 코를 골면서 잠자는 척을 하니, 그들은 마음 놓고 큰 소리로 말을 하였지.
“나는 집에서 무엇을 갖고 오겠다고 얘기할 건데 너는 어떻게 할래?”
“그래? 나는 농사지으러 가야 하는데 갔다가 바로 오겠으니 그동안 여기서 기도하고 있으라고 할게.”
청년이 잠을 깬 것처럼 일어나니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갔다가 1시간 뒤에 돌아와서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하루 이틀 굶는 것도 아니고 배가 고파서 못 견디겠어요.
형님 집에 가서 뭐라도 갖고 와야겠어요.”
이 말을 듣고 그는 말했지.
“가지마. 너 가면 못 올라와.”
“가면 못 오다니요. 저는 절대 이 길을 가기로 결심했어요.”
“그런데……. 내려가면 못 와.”
“저 내려갔다가 꼭 올 거예요.”하면서 가더니 며칠 후 밤에 슬쩍 왔다가 과자만 놓고 가버렸어. 그 후로 지금까지 못 만나게 되었지.
청년은 떠나간 그를 생각하면서
‘사람이 떠나갈 때는 자기 생각, 자기중심을 하거나 모르고 오해하면 끝까지 못 따라가는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단다.
며칠 후 남아 있던 한 사람이 말하기를,
“과자만 먹고는 못 살아요. 제가 마을로 내려가서 쌀을 가지고 올게요.”
“그래……. 정 그러면 갖고 와 봐. 고생되어도 이 길을 가야 하는데…….”
라고 말했지만 결국 그 사람도 가서는 오지 않았어.
그 후 청년은 홀로 있게 되어서 기도원으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아픈 사람을 만나게 되었지.
“어쩌다 아프게 되었어요?”라며 한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아픈지 오래된 병이에요.” 라고 아주머니가 대답했어.
“내가 하나님께 기도해 주겠습니다. 나는 목사도 집사도 아니고 평신도지만 산에서 기도생활 20년을 하고 내려 왔어요. 기도해 주면 병이 잘 낫습니다.” 하며 기도를 해 주었지.
아주머니는 아픈 중병이 좋아졌다면서 끼고 있던 반지를 그에게 빼주며 말했어.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라도 쓰세요. 제가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그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았단다.
아주머니는 청년에게 마음이 감동 된다면서 이런 말을 했어.“시골에 큰 집이 있는데 거기에서 혼자 살고 있어요. 그 집에서 개척교회를 하고 싶어요. 마음이 감동 됩니다.”
그러나 청년은 따라 갈 수가 없었어. 왜 그랬을까?
하나님은 시골은 안 된다고, 서울로 가라고 하셨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그도 이 복음을 가지고 오직 하나님 뜻대로 따라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란다.
삼각산에 홀로 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큰 형 집으로 갈까 생각 했지만 큰 형이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서울엔 왜 왔냐?” 할 것 같아서 갈 수가 없었어.
하루는 삼각산 비닐집에서 홀로 기도하며 하나님과 대화를 했지.
“하나님! 삼각산에는 큰 집도 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비어 있는 방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그 방에 쥐들이 살고 있어요. 저한테는 쥐들이 사는 방 하나라도 줄 수 없나요? 저는 쥐만도 못하나요? 으흐흑…….”
사랑하는 자가 이런 말을 하니 하나님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셨단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부자이지만, 역사를 피는 만큼 주시고, 하는 만큼 주신다는 것을 이후에 하늘 역사가 커지면서 그도 깨닫게 되었지.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