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푼칼럼 by 봉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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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愼獨)’, 생활 속의 영웅이 되는 법

 


‘신독’하는 자세

사람들은 야심한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날까 봐 공포를 느끼고, 공동묘지를 지날 때면 귀신과 맞닥뜨릴 것을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을 넘어서는 절대적인 존재, 그 존재 앞에서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을 느끼는 것이 인간 두려움의 본질인 듯 합니다.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선생은 “天(하늘, 즉 상제와 귀신)은 형상도, 소리도 없는 존재이지만, 이 땅으로 강림하여 인간들을 낱낱이 굽어보고 있으니, 바로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깨달아 알아서 깜깜한 방 안에 혼자 있을 때에도 ‘계신공구(戒慎恐懼; 경계하고 삼가서 두려워 함)’하는 것이 바로 ‘신독(愼獨)’이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점에서 ‘신독’의 본질은 사실 ‘초월자 혹은 절대자’를 인식하는 ‘두려움’ 일 수 있는 것입니다. 금주 말씀의 표현대로 ‘사람의 생활과 행실을 사람은 다 볼 수 없으니 속일 수 있지만, 성자는 모두 다 보시니 속일 수 없습니다.’ 하신 말씀이 이와 같습니다.

원래 ‘신독’은 대학과 중용에 나오는 표현으로 ‘군자는 반드시 혼자 있을 때도 더욱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君子必愼其獨也).’는 말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바로 이 ‘신독’을 모든 학자, 지도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 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정약용 선생도 성인(聖人)이 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이 ‘신독’을 역설(力說)했던 것이었습니다.

흔히 사람들 (특히, 지도자)은 청중, 대중 앞에서는 정말 열심히, 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들 중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사람 없이 혼자 있게 되었을 때나, 가정에서 식구들과 함께 생활을 할 때는 말을 함부로 하고, 정성 들여 삶을 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끔 언론을 통해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대하면서 적잖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신독’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 한 경우들입니다.

이 ‘신독’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표현으로 ‘獨立不慙影. 獨寢不愧衾 (독립불참영 독침불괴금)’이라 해서 ‘홀로 서 있을 때 자신의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홀로 잠자리 누웠을 때에 그 덮고 있는 이불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뜻인데, 나의 ‘그림자’, 내가 덮고 있는 ‘이불’이 곧 절대적 초월의 존재인 하늘(天)과 같은 존재라고 인식하며 살 수 있는 상태가 바로 ‘신독’입니다.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랬던 윤동주 시인,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 고 한 공자(孔子). 이 모두가 바로 ‘신독’하는 자세를 구했던 사람들입니다.



생활 속의 영웅, 가치있는 삶

결국 ‘생활 속의 영웅’ 되게 하는 것. 이것을 ‘신독’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수신(修身)’ 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뉘라서 내 몸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내 몸을 닦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스스로 외에는 없습니다. 이와 같이 생활은 자기가 하는 것입니다. 남이 해 줄 수 없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위해 하는 것입니다. 누가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스스로 계신공구(戒慎恐懼)하는 것이야말로 일상생활 속에서 성삼위를 인식하고 그와 더불어 함께 사는 영웅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 방금 방을 닦았어도 만왕의 왕이 오셨으니, 성삼위 앉을 곳만이라도 한 번 더 닦아야 한다는 스승의 자세는 바로 ‘신독’을 정확하게 실천하시는 그런 모습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 하여서 스승의 ‘신독’이 더 위대하게 빛을 발하는 것은 그 ‘신독’이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대한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에서 기인(起因)한 점 때문입니다.

더 사랑하기 위해 삼가고, 더 온전한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두렵고 떨림으로 하늘 앞에 내 세워 나아가는 삶. 참으로 더 이상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일조천만금 이상의 가치가 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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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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