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푼칼럼 by 봉국장

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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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이기는 지혜

 

 


줄이는 지혜, 않는 지혜

  현대 인류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암(癌)’은 글자 그대로 산(山) 같이 많이 먹는 입(口)에서, 즉 과식(過食)에서 온다고 합니다. 많이 먹음이 생명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셈입니다. 그래서 ‘줄이는 것(다이어트)’이 필요합니다.
 
  기업조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제이 코슬라 교수는 진정한 리더 역량은 구조조정(잘라 내는 일)에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흔히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이것저것 돈 될 것 같은 사업을 더 하고 싶어지게 마련입니다(seduction of more).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은 대개의 경우 잘하고 있던 핵심 사업까지 망해 버리게 하는 중대한 실책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줄이는 지혜, 않는 지혜(wisdom of less)가 필요한 것입니다. 망해가는 애플사에 새로 등장한 스티브 잡스가 처음 한 일도 과감한 제품의 구조조정이었다고 합니다.
 
  역사상 최대 제국을 만들었던 칭기즈 칸(Chinggis Khan) 곁에는 "야율초재(耶律楚材)"가 있었습니다. 하늘과 땅과 인간, 그리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꿰뚫어 봤던 뛰어난 전략가 야율초재 천하를 다스리던 그는 아주 유명한 명언을 남깁니다. 
“與一利不若除一害,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없애는 것만 못하고, 生一事不若滅一事,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않는 것만 못하다.”
자기에게 해 되는 것 혹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줄이는 것이 천하를 경영하는 큰 지혜였나 봅니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과감하게 놓아야 한다

  중국 북송(北宋)시대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사마광(司馬光)이 아주 어린 시절 있었던 일화입니다. 마을에 한 아이가 커다란 장독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어떻게 꺼내야 하냐며, 사다리를 찾고, 밧줄을 가져와라, 야단법석을 떠는 동안, 장독에 빠진 아이는 익사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어린 사마광이 옆에 있던 큼지막한 돌멩이를 주워들고 오더니 그 커다란 장독을 과감히 깨부숴 버립니다.

  염일방일(拈一放一) 즉,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과감하게 놓아야 한다는 고사가 여기에서 나오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위해서 과감하게 깨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을 깊이 하게 만드는 고사입니다.



하늘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참 지혜

  금주 말씀은 과감히 깨부숴야 할 것, 반드시 제거하고 짓밟아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 주셨습니다. 불의를 과감하게 잘라 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로 스스로를 깨끗하게 만들고 온전해지게 하는 위대한 말씀. 나를 이기고, 하늘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참 지혜입니다.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나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북미 평원지역에 거주하던 수우 인디언 부족에서 구두로 전승되던 이 기도문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영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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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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