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나이 든 노련한 목수 한 명이 돈도 어느 정도 벌었으니, 이제 은퇴를 해야겠다고 결심 했습니다.
결심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사직서를 회사에 제출했습니다.
목수의 손재주를 아끼던 회사의 대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만류했지만 목수의 은퇴 결심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도저히 설득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대표는
그럼 마지막으로 '집을 딱 한 채만 정성 들여 지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마지막 부탁까지 거절하기는 힘들어 목수는 그
자리에서 ‘그러겠노라’ 승낙 했지만, 이미 그의 마음은 집 짓는 일을 떠나 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는 일꾼들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대충 모집하고, 자재도 쉽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것들로 준비해서 순식간에 얼렁뚱땅 집 한 채를 완공해 버립니다.
드디어 집이 완공된 날, 그 회사의 대표는
목수에게 말했습니다.
"이 집은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오랜 기간 우리회사를 위해 일해 준 보답이니, 이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잘 사시기를 바랍니다.”
목수는 매우 당황해 했고, 입장 또한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가족들이 들어 가 살자니 이것저것 불안하고, 불편한 점 많을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다른 집에서 살 거나, 대충 지어 버린 집을 허물고
새로 짓기도 어렵고…
마지막 집 짓는 일을 소홀히 대충 끝내 버린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였습니다.
미리 알고 계셨다면 왜 그 일이 시작 되게 하셨는가?
일부러 방치하셨다면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사실 ‘타락’이라는 사건은 피조물 중 인간이 일으킨, 창조주의 뜻을 거역한, 우주 창조 이래 초유(初有)의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그 어떤 만물도 그의 뜻을 거스를 수 없지만, 인간만이 유일하게 스스로 신의 뜻을 거역할
수 있었던, 바로 그 상대체로서의
완전한 ‘독립 된 상태’임을 표현한 행위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 된 역사는, 이를 ‘회복’(자유의지를 가진 완전한 독립체로서 스스로
하늘을 먼저 사랑하게 될…)하기 위한 장구하고도 스릴 넘치는 역사로
이어 지게 되었습니다.
궤변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바로 이 점에서 (창조주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원죄와 그 회복 역사’ 는 자유의지를 부여 받은 인류에 개연성을 열어 둔 신(神)의 ‘Plan B’였던 것은 아닐까요?
유사한 사례로 '르네상스 시대'도 궤를 같이 한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Renaissance, 문예부흥) 시기의 ‘인문(人文)주의’도 사실상 신본(神本)주의에 대항한
인본(人本)주의의 제기였습니다.
그 ‘시작’을 신(神)의 입장에서 보면 아담, 하와의 항명에 견줄만한 신에 대한
도전행위였는지 모릅니다.
이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면서 인간은 그들이
가진 이성(理性)의 힘을 각성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이성을 더욱 발달시키게
되었는데 이로써 어떤 이들은 이성 만능주의를 거쳐 무신론에 이르게도 되었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종교개혁의 기반이 마련됨으로써 이성을 가진 지성체로 더욱 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종교개혁’이 없었더라면 더 위대한 다음의 역사를 기대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이 비록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그 시작이 여하하든 간에 마지막은
창대하게 되며, 오메가로서 완벽한 마무리를 지어 기필코 뜻을 이루는 것이 바로
하늘의 역사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들 또한 마지막 까지 가야 핵(核)을, 신(神)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