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제 주변에서 아돌프 아이히만 (Adolf Eichmann, 1906~1962)을 아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심리학,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 있어서는 매우 잘 알려진,
해당 분야에 놀라운
문제의식을 던진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곧 악은 평범한 것에서 부터 나온다는 개념을 탄생하게 만든 실사례의 주인공입니다.
심판대에 오른 전범(戰犯)
아이히만은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친위대 장교로, 유럽 각지의 수 많은 유대인들을 체포, 수용소로 이송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수 십만 유대인 가스 학살의 주범 중 한 명이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 사진 출처 ; 위키백과)
종전 후 타국으로 도망쳤다가 결국 체포 되어 전범 중 한 명으로 심판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재판에서 보인 그의 모습은 매우 준법 정신이 투철하며 책임감 강한 지극히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본인 스스로도 ‘학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었다는데 자신은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최선을 다 해 수행했을 뿐 이었다고, 오히려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것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 진술했다고 합니다.
생각을 잘 못 한 것이 악(惡)
재판의 전 과정을 지켜 봤던 유대인 기자는
자신의 동족을 학살했던 아이히만이 악행을 저지를 의도가 없었으며 자신이
저지른 행위의 비도덕성 조차 깨닫지 못 했다며 아이히만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아이히만은 그저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이었으며 '악의 근원은 평범한 곳'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추 후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고민(온전한 판단) 없이 ‘히틀러’의 명령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었다는 것인데, 결국 아이히만의 악은 바로 ‘생각을 제대로 못 함’에서 나온 것입니다.
금주 말씀 통해 정명석 목사께서는 ‘잘 못 생각하면 인생 실패 한다’고 하시면서
뇌의 생각 차원을 그저 잠 깨우듯 뇌를
깨우는 단계와 총명하게 느끼고 깨닫는 단계로 구분 하시며, 생각 차원이 2단계에 올라 행해야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아이히만 사례를 보면 그는 정말 단순하게 잠 깨듯 한 정도의 차원으로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었다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늘을 머리 삼는 다는 것'에 대한 오해
아이히만의 경우와 같이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우리 신앙인들 가운데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생각’을 잘 못 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하늘 머리 삼기’에 있어서 오해하는 경우도 이 경우에 해당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 머리 삼기’란 자신의 뇌와 생각의 차원을 신의 수준, 하늘 차원으로 높이라는 말씀이었지 자신을
아무 생각 없는 무뇌(無腦) 상태로 만들어 ‘맹목적인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말 장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내 머리를 하늘의 머리 되게 하는 것(적극적이고 주체적 실천의 형태)은 하늘 머리가 내 머리 이기를 바라는 것(소극적이고 책임 전가의 형태)과 엄청나게 다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대기업 회장이 창사 50주년 행사를 하고자 실무자에게 행사 기획을
짜서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시다.
실무자는 회장의 뜻을 ‘머리’삼아서 이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 번 행사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잡아 내어 실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회장을 자신의 머리 삼고 업무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실무자가 회장님을 머리 삼아
행한답시고 행사 장소에 식수통은 어디다 둬야 하는지 간식은 언제 나눠 줄 것인지.. 이런 것들을 회장에 묻는 다면 ‘그런 것 까지 내게 묻느냐’ 며 회장은 분명 화를 낼 것입니다.
자신의 머리를 회장의 입장과 차원으로 만들어 행한 것(적극적이고 주체적 실천의 형태)이
아니라 회장의 머리를 자신의 차원에서 자신의 머리 쓰듯 하려 한 것(소극적이고 책임 전가의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무자 요청에 대응해 줄 회장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혹 있다 하더라도 이 경우 회장이 실무자의 일을 하는 꼴이 되니 그 조직의 생산성이란 형편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생각에서 무능한 것은 정말 그 자체로 '악(惡)'일 수 있고, 또 역사의 생산성을 떨어 뜨리는 '안타까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적절한 자극으로 자신의 뇌신경을 깨우고,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잘 생각하며, 온전한 판단의 과정을 거친 후 해야 할 일에 집중해서, 행하라”는 귀한 지혜의 말씀이야말로 내가 가야 할 길, 나아가 우리 모두가 이뤄야 할 귀한 하늘 사명 행함에 '길'이요, '빛'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