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과학자의 과학 칼럼입니다. 과학을 말씀으로 재조명해보는 신개념 과학 칼럼!!
금성은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다.
다행히 지구에는 다이나모 과정이 일어날 충분한 외핵의 대류 조건과 자전속도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구 주변 행성인 금성과 화성의 내부에서는 다이나모 과정이 잘 일어나지 않거나 멈췄다. 금성과 화성은 다이나모 과정에 필요한 자전속도 조건과 대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류는 간단히 말해, 뜨거운 것은 밀도가 낮아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것은 밀도가 낮아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이다. 그런데 금성이라는 행성은 단열이 너무 잘 돼서 내부가 잘 식지 않는다. 뜨거운 것이 올라왔으면, 다시 식어야 밑으로 내려가는데, 잘 식지 않으니 대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금성의 외핵이 잘 식지 않는 이유로는, 먼저 지질구조의 특징상 열이 바깥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금성의 높은 표면 온도이다. 금성의 표면온도는 섭씨 400도에 달한다. 지구보다 태양과 가까워 약 2배 정도 많은 태양 에너지를 받는데다가 대기의 주성분이 이산화탄소라서 온실효과가 매우 크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금성은 지구가 243번 자전할 때 겨우 한번 자전한다. 다이나모 과정에 필수적인 자전속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성은 부분적으로 액체 상태인 외핵을 갖고 있지만, 외핵이 대류하지 않고, 충분한 자전속도 또한 갖지 못해 지구에 비해 매우 약한 자기장을 갖는 것이다.
화성은 얇은 이불을 덮고 있다.
화성의 내부 또한 지구와 금성처럼 삶은 달걀 형태로 생겼다. 화성은 한 때 강한 자기장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금은 다이나모 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매우 약한 자기장을 국부적으로 지닌다.
화성의 자전 주기는 지구 자전 주기와 비슷해 자전속도 조건은 만족하지만, 지금은 외핵의 대류가 일어나지 않아 다이나모 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화성의 외핵이 대류하지 않는 이유는 금성과 정반대이다.
금성의 외핵은 너무 식지 않아서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화성의 외핵은 너무 빨리 식어서 대류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 지구는 이 모든 것을 빼놓지 않고 모두 갖추고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지구에 자기장이 있다는 사실에 별 관심 없이 살거나, 당연히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웃 행성인 금성, 화성과 지구를 비교해보면, 지구의 자기장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자기장 하나만 보아도 지구는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갖추어 신비하고 귀한 천혜의 행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