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과학자의 과학 칼럼입니다. 과학을 말씀으로 재조명해보는 신개념 과학 칼럼!!
가치성의 잠
지구는 전체가 보화와 같은 행성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고, 아름답고 신비한 경관이 가득한 곳이다. 물과 바람, 햇빛과 모든 땅의 작용은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며, 경이로운 생명의 번성을 가능하게 한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지구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갖추고 있는데, 인간은 지구를 떠나 살 일이 없으니 유복한 부모 곁을 떠나 본 적 없는 자녀와 같이 지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깨우치기 어렵다. 우주를 한없이 떠돌다 다시 지구로 돌아와 보면 그때서야 지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것이다.
지구를 떠나보면 비로소 아는 것들
그런데 지극히 예외적으로 지구를 떠나 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우주비행사다. 우주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혹독한 곳이다. 마실 물도 숨 쉴 공기도 없고, 우주의 각종 해로운 방사선이 바로 내리 쬐어 생명체가 모두 타 죽는 곳이다. 이렇게 극적인 환경을 실감하고 지구로 돌아온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지구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우주 비행사 유진 서넌(Eugene Cernan)은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라고 말했다.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운 환경 중 하나이며, 우주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사막과 우주는 일교차가 크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사막은 낮에는 수 십도의 더위가 지속되다가 밤에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곳이다. 그런데 우주 환경은 더 극심한 일교차를 지닌다. 태양이 비추는 곳은 무려 수백 도까지 온도가 올라갔다가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은 영하 백 도 이하로 내려가는 극적인 환경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극심한 심리적 압박과 피로를 이겨내야 했고, 지상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거의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상태에 있었다. 그들은 죽을 위기를 넘으면서, 지구에서 당연히 여기던 것이 우주에서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실감나게 겪고 깨달았을 것이다.
우주의 오아시스와 같은 지구, 죽음만이 존재하는 짙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푸른 별,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이곳을 떠날 일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누렸듯이, 앞으로도 아마 지구로 인한 혜택을 아낌없이 받으며 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지구의 혜택들, 지구를 떠나면 누리지 못하는 그 혜택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에서 당연히 여기며 평범히 누리던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당연하거나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