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잊어서 죽는 개구리
그르누이(Grenouille)는 프랑스어로 개구리를 뜻하는 단어인데 프랑스에는 이 그르누이를 재료로 하는 몇 가지 요리가 있으며 그중에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 요리는 손님이 앉아있는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직접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채로 냄비에 넣고 요리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처음 냄비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조금 지나 냄비 속에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채워 두면 개구리는 따뜻한 물속에서 쉬이 적응하며 심지어 뚜껑을 열어 두어도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후 아주 느린 속도지만 서서히 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져 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분 좋게 잠자듯 냄비 속에서 결국 죽게 된다고 합니다.
‘비전 상실 증후군’을 ‘삶은 개구리 신드롬(Boiled Frog Syndrome)’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은 이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당장 몸으로 전해져 오는 따뜻한 물의 감촉(육적 현실, 감각적 쾌락)에서 ‘생(영적 소망, 영혼의 구원)’에 대한 비전을 잊어버린 체 죽어가는 것이야말로 ‘잊으면 죽는다.’라고 생각하며 경계해야 하는 증후군입니다.
잊지 않아서 영웅이 된 스위스 용병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귀족 세력과 일반 평민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를 지낸 왕과 왕비였습니다. 당시는 소수의 귀족과 성직자가 프랑스 재산의 45%를 차지하던 때였고, 평민들에게만 세금을 징수하고, 대외적인 무력행사를 위해 벌여 놓은 수많은 전쟁도 모두 평민들의 부담으로 귀속하던 그런 때였습니다.
결국, 참다못해 폭발한 프랑스 시민들이 그 유명한 ‘프랑스 혁명’을 일으키면서 귀족을 몰아내고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감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때 마지막까지 궁전을 지킨 것은 프랑스군이 아니라 스위스 용병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처음에 궁을 포위한 시민군들도 스위스 용병들을 향하여 ‘너희와 상관없는 전쟁이다. 이미 대세도 기울었으니 이제 너희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살길을 열어 주려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위스 용병들은 자신과 계약한 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이 제안을 거절했고. 결국 700명이 넘는 스위스 용병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당시 전사한 한 용병이 가족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신용을 잃으면 후손들이 영원히 용병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약을 잊지 않고 지키기로 했다.‘
스위스는 알프스산맥에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국토 대부분이 산지라서 농사를 짓기도 어려워 항상 가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몇 가지 없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용병 파견’ 이였습니다.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 중 하나인 바티칸, 교황청을 스위스 용병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 이 젊은 용병들이 목숨을 바쳐 송금한 돈은 그들의 조국 스위스 은행에서 역시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소중한 ‘내 형제의 피 값’이 됩니다.
이러한 정신이 발단이 되어 오늘 날 스위스 은행이 고객의 재산에 대한 ‘안전’과 ‘신용’의 대명사가 된 것입니다.
‘잊지 않고 지킬 줄 알았던’ 그들은 오늘날 초일류 국가를 건설해 내고 만 것입니다.
하늘 앞에 무엇을 잊으면 죽게 되는지, 무엇을 잊지 않고 지켜 내어야 영원히 살게 되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