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과학 칼럼 by 병아리

병아리 과학자의 과학 칼럼입니다. 과학을 말씀으로 재조명해보는 신개념 과학 칼럼!!

칼럼_완결칼럼_병아리 과학 칼럼

part.02 부조화를 통한 새로운 창조와 질서로 연결

 


비행기의 속력과 진동


카르만 와류에 의한 진동은 비행기 날개에서 잘 볼 수 있다. 비행기 날개 쪽 창가 자리를 잡으면, 비행기 날개의 끝이 상하로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공기 흐름이 비행기 날개를 지나며 형성된 카르만 와류가 비행기 날개 자체의 탄성진동과 상호작용함으로 발생된 진동인 것이다. 


날개가 흔들린다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비행기 속력이 일정 값 이하일 때는 이러한 진동은 안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행기 속력이 어느 이상으로 빨라지면 심각한 상황이 된다.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공기 흐름이 진동을 더 강화시키고, 강화된 진동이 더 큰 공기 흐름을 만들어 날개의 진동이 점점 커진다. 이러한 현상을 플러터(flutter)현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발생되면 비행기는 공중분해 된다. 그래서 비행기 속도는 플러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범주로 반드시 제한돼야 한다. 타코마 다리에서 일어난 현상도 엄밀하게는 플러터 현상이다. 


다리를 가로질러 부는 바람이 만든 카르만 와류의 주기와 교량의 진동수가 맞아 떨어져 발생한 플러터 현상 때문에 불과 초속 19m의 바람에 붕괴된 것이다.


교량이나 비행기 날개에서 플러터 현상의 경우, 공진이 나쁘게 작용했지만, 좋게 작용하는 예시도 많다. 만약 공진이 없다면, 지금 같은 무선 통신은 불가능하다. 스마트폰 같은 무선기기는 회로의 공진 주파수를 조정해 원하는 주파수의 전파를 잡아낸다.


 


고체격자의 진동


원자·분자의 세계에도 파동이 지배한다. 물질의 상태와 조건에 따라 갖게 되는 고유한 파동의 종류는 다르지만, 입자들은 서로 용수철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이 진동한다. 


때로는 어떤 조건에서 특정한 형태의 파동이 불안정해지는데, 그럴 경우 원자간 결합이나 유체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어떤 고체의 격자 진동이 불안정해지면, 타코마 다리가 붕괴되는 것처럼 고체 격자의 진동이 점점 격해지면서 결국 결합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우주의 균형과 조화, 안정성과 불안정성은 모두 파동과 진동


대기·해양의 순환에도 파동이 관여한다. 

일례로 지구 자전에 의해 발생되는 대기의 로스비파(Rossby wave)가 불안정해지면, 사이클론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별과 은하의 형성에도 파동이 관여한다. 별이 생성되려면 우주에 떠다니는 가스 구름인 성운이 수축해야 하는데, 성운이 수축하려면 성운의 지름이 진스 파장(Jeans wavelength) 이상이 되어 진스 불안정성(Jeans instability)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은하가 가진 여러 개의 아름다운 나선 팔 지니는데, 나선 팔 형성 이론으로는 나선형 밀도파(spiral density wave)가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파동은 일상의 영역부터 원자, 분자, 지구, 우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존재하며, 균형과 조화의 여부를 말해준다. 어떤 물질이나 대기, 해양, 별, 은하 등 우주에 모든 만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여부는 파동의 안정성에 따라 결정된다. 해당 존재물의 고유한 파동이 불안정하면 존재할 수 없고, 안정하면 존재할 수 있다.


우주의 균형과 조화, 안정성과 불안정성은 모두 파동과 진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 

모든 존재물은 각각의 고유한 파동을 갖으며, 한 존재물이 여러 종류의 고유한 파동을 갖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파동이 안정하면 균형과 조화가 유지되고, 불안정하면 균형과 조화가 깨져 존재할 수 없거나 혼돈(chaos) 현상으로 전이된다. 


고유한 파동이 불안정해지는 원인으로는 타코마 다리의 경우와 같이 외부의 에너지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내부 에너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증폭되기도 한다. 어떤 조건에서 자발적으로 고유한 파동이 증폭된다면 스스로 안정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안정한 것이 항상 좋기만 한건 아니다. 별의 형성에서 볼 수 있듯이, 성운이 안정하기만 하면, 별이 형성될 수 없다. 성운 내부의 파동이 자체 중력 에너지에 의해 증폭돼야 성운이 수축하여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안정을 이룰 수 있다.



부조화를 통한 새로운 창조와 질서로 연결


진동과 파동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조화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모든 만물은 진동과 파동을 통해 서로 주고받으며 한 짝이 되어 존재한다. 또한 서로 수수 작용하며 부족함과 넘침을 조율하고, 균형을 이루며 일체되어 존재한다. 특정 조건에서는 파동이 불안정해져 부조화가 일어나지만, 부조화를 통한 소멸과 무질서는 새로운 창조와 질서로 연결된다. 인간과 우주를 존재케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다.

 




조회수
8,996
좋아요
1
댓글
32
날짜
2015-10-06

다른 칼럼의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