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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 과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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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 과학자의 과학 칼럼입니다. 과학을 말씀으로 재조명해보는 신개념 과학 칼럼!!
지구를 떠나보면 비로소 아는 것들

2016-04-05|조회 1730

 


가치성의 잠

 

지구는 전체가 보화와 같은 행성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고, 아름답고 신비한 경관이 가득한 곳이다. 물과 바람, 햇빛과 모든 땅의 작용은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며, 경이로운 생명의 번성을 가능하게 한다.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 다양한 소산물을 제공하는 대지, 인류는 이것들에 대한 비용을 특별히 지불하지 않고 지금까지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 물 값, 기름 값, 땅 값 등을 지불하며 살고 있지만, 이것들은 인간이 사회 질서를 위해 임의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모두 지구로부터 값없이 얻은 것들이다.

이렇게 지구의 혜택을 받고 살면서도 우리는 그 가치를 잊고 살기 쉽다. 우리가 원하나 원하지 않으나 그로인한 혜택은 지속되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랬고,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그 혜택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지구에 대한 가치의 잠에 빠져들기 쉽다. 지구가 얼마나 귀한지, 지구로부터 오는 혜택이 얼마나 큰지 알기도 어렵고, 알았어도 잊고 살기 쉽다.

부모의 품에서 유복한 생활을 해왔던 자녀는 집을 떠나봤을 때 비로소 그동안 얼마나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봤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전에 불평하고 불만했던 모든 생각들이 어리고 철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인간이 지구의 가치성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의 품안에서 누리며 살아간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지구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갖추고 있는데, 인간은 지구를 떠나 살 일이 없으니 유복한 부모 곁을 떠나 본 적 없는 자녀와 같이 지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깨우치기 어렵다. 우주를 한없이 떠돌다 다시 지구로 돌아와 보면 그때서야 지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것이다.


지구를 떠나보면 비로소 아는 것들
그런데 지극히 예외적으로 지구를 떠나 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우주비행사다. 우주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혹독한 곳이다. 마실 물도 숨 쉴 공기도 없고, 우주의 각종 해로운 방사선이 바로 내리 쬐어 생명체가 모두 타 죽는 곳이다. 이렇게 극적인 환경을 실감하고 지구로 돌아온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지구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우주 비행사 유진 서넌(Eugene Cernan)은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라고 말했다.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운 환경 중 하나이며, 우주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사막과 우주는 일교차가 크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사막은 낮에는 수 십도의 더위가 지속되다가 밤에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곳이다. 그런데 우주 환경은 더 극심한 일교차를 지닌다. 태양이 비추는 곳은 무려 수백 도까지 온도가 올라갔다가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은 영하 백 도 이하로 내려가는 극적인 환경이다.


또한 사막은 생명이 존재하는데 필수적인 물이 없다. 우주에도 역시 물이 없고, 공기마저도 없는 죽음의 환경이다. 물도 없고, 공기도 없는 생명의 자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우주환경을 여행하다가 지구에 도달하면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그 감정은 오랜 시간 메마른 사막을 여행하다 겨우 오아시스에 도달한 탐험가가 느끼는 어떤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아폴로 13호의 선장 제임스 라벨은 “지구를 떠나 보지 않으면, 우리가 지구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라고 지구에 돌아온 첫 소감을 말하였다. 아폴로 13호는 지구를 벗어나는 도중에 산소탱크가 파열되는 비상사태를 겪게 되어 하마터면 우주 미아가 될 뻔 했다. 다행히 그들은 지상과 긴밀히 소통하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기적적으로 귀환했지만, 그들은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대처 시간이 늦으면 지구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운명에 처해있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극심한 심리적 압박과 피로를 이겨내야 했고, 지상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거의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상태에 있었다. 그들은 죽을 위기를 넘으면서, 지구에서 당연히 여기던 것이 우주에서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실감나게 겪고 깨달았을 것이다.

우주의 오아시스와 같은 지구, 죽음만이 존재하는 짙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푸른 별,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이곳을 떠날 일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누렸듯이, 앞으로도 아마 지구로 인한 혜택을 아낌없이 받으며 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지구의 혜택들, 지구를 떠나면 누리지 못하는 그 혜택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에서 당연히 여기며 평범히 누리던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당연하거나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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